기아自『포드社보다 국내업체와 제휴』…삼성,제의사실 공개

  • 입력 1997년 12월 24일 19시 41분


기아자동차는 자력 정상화가 힘들 경우 미국 포드사의 인수보다는 국내업체와 전략적 제휴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제휴는 지난 4월 삼성자동차가 기아에 전략적 제휴를 공식 요청했던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고위관계자는 24일 사견임을 전제, 『미국 포드사가 기아를 인수 하는 것보다 국내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삼성자동차가 전략적 제휴를 제의해 와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으나 삼성그룹의 신수종보고서 파문으로 무산된 바 있다』고 삼성의 제의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삼성은 △기아의 오토트랜스미션을 삼성에 공급하고 △기아의 판매망을 이용하며 △반대급부로 삼성생명이 기아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세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당시 기아는 이 세가지 조건중 오토트랜스미션을 삼성에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삼성의 엔진과 기아의 오토트랜스미션을 결합해 테스트까지 할 계획이었으나 보고서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중단됐다는 것. 이 관계자는 『현재는 적이라도 손을 잡을 수 있으면 잡아야 할 상황』이라며 『아직 직원들의 반(反)삼성분위기가 팽배해있지만 필요하다면 직원들을 설득해서라도 제휴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의 기아 인수가능성에 대해서는 『포드가 기아를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며 『지난번 진념(陳稔)회장이 포드를 방문한 것도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당시 진회장은 기아자동차 해외판매를 위해 포드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판매지역 △포드가 판매대행시 이익 분배 등의 구체적인 문제는 추후 실무협상단에서 논의키로 했다고 그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브라질을 보더라도 외국업체의 자동차 인수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렇지만 기아특수강 기산 아시아자동차만 매각할 수 있다면 기아자동차는 급속히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측은 기아가 생산을 전담하고 삼성은 마케팅과 재무분야를 맡는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희망해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박현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