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자동차업계 高금리『불똥』…은행등 대출금리 인상요구

  • 입력 1997년 11월 28일 20시 20분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할부금융을 이용, 판촉에 나섰던 주택업계와 자동차업계에 불똥이 떨어졌다. 할부금융에 나섰던 은행과 할부금융사들이 시중금리의 급등을 이유로 기존에 계약된 대출금의 금리를 대폭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계약내용 준수를 요구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택업계〓26,27일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계약을 하려던 H사는 분양금 대출을 맡았던 S은행이 대출금리를 당초 계약금리(12.7%)보다 높은 14.0%로 올려 받겠다고 일방 통보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회사는 급한대로 대출기관을 그룹 계열사인 H할부금융사로 교체, 계약접수는 끝냈다. 그러나 할부금융사는 계약금 이외의 중도금 대출금리를 시장실세금리수준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계약서상에 있는 금리를 지키지 않으려면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그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어 고심중이다. ▼자동차업계〓할부금융사들은 자동차업체들과 연 13∼14%의 금리로 거래해왔으나 최근 기업어음(CP)금리가 20%선을 육박하는 등 금리가 급등하자 역마진을 견디지 못하고 금리재조정요구 거래중단 등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업체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지난주말 이후 15개 수입차업체 대부분과 할부금융사간의 거래가 중단됐다. 종합금융사의 자금을 주로 끌어 쓰는 할부금융사들이 종금사로부터 자금을 회수당하면서 굴릴 돈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할부판매 비율이 70%에 이르는 수입차업체들은 고객들에게 현금결제를 요구하고 있다. 올들어 무이자할부판매 등 출혈 판매를 일삼아온 제조업체들은 할부금리 상승까지 겹쳐 신음하고 있다. ▼할부금융업계〓할부금융업계 관계자들은 할부금융대출 약관에 「급격한 자금시장 변동」이 있을 경우 계약에 상관없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소비자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할부금융 관계자는 『현재 할부금융사의 적자가 큰 상태에서 연 1,2%의 금리 증가도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재성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