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시장 『IMF태풍』…회사채등 장단기금리 폭등세

  • 입력 1997년 11월 24일 19시 42분


국제통화기금(IMF) 긴급 자금지원 요청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뿌리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22일 종합주가지수는 20일보다 34.79포인트 하락한 450.64를 기록했고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도 연 16%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지수악화보다 더 큰 문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지금보다 사정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환금성(換金性)이 낮아져 시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IMF 긴급자금 요청에 따른 경제의 초긴축 운용이 불가피해져 금리상승 및 한계기업 연쇄도산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큰 원인. 동서증권 송태승(宋泰昇)투자정보분석실장은 『우리나라에 앞서 IMF자금을 받았던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가가 폭락했다는 「학습효과」가 부정적인 시각을 확산시켰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24일 이른 아침부터 하한가에라도 주식을 팔아달라고 의뢰했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증시가 마비된 상태. 증권사 객장에는 『주식거래를 중단시키라』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증권 전문가들은 정부차원에서 더이상 내놓을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큰문제라며 『구체적인 IMF 지원조건 등이 나오지 않는 한 언제까지 떨어질 지 알 수 없다』고말했다. ▼자금시장〓장단기 실세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자금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날 기업들은 무려 2천3백59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매수세력이 없어 고작 85억원어치만 소화됐다. 쌍용양회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등 우량업체들이 대거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회사채시장이 마비되면서 발행물량을 되가져가는 곤욕을 치렀다. 이에 따라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이날 하루동안 90년들어 사상 최대의 폭등세(1.55%포인트)를 보이면서 연 16.05%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은 IMF의 권고로 긴축정책이 펼쳐질 경우 향후 시장금리가 더욱 폭등할 것이라며 『장기채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기업자금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P)을 되사주는 방식으로 5조7천억원의 긴급자금을 시장에 풀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콜과 기업어음(CP)금리도 종합금융사 자금난과 기업의 자금수요가 겹치면서 동반 폭등했다. 시중은행이 외환업무 시정명령을 받은 12개 종금사에 대해 콜차입을 거부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종금사도 CP를 할인할 자금여력이 없어 할인업무를 거의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됐다. 〈이강운·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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