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기획 『미안해요 이회창』…선거광고 계약포기 통보

  • 입력 1997년 11월 5일 20시 14분


9월말 치열한 수주전끝에 코래드 한인기획과 함께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의 선거 광고를 공동으로 수주했던 금강기획은 지난 주말 신한국당에 계약 포기를 통보했다. 금강기획측은 『정치광고가 수익성이 없는데다 그나마 3개 회사가 공동으로 수주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더 떨어져 광고를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고업계에서는 금강기획이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와 달리 대선 후 광고비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계약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컸던 과거와 달리 이번 대선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한국당 이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광고비를 떼일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그같은 결정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 정치광고의 경우 관례상 광고회사가 먼저 경비를 지출한 뒤 선거가 끝난 뒤 광고비를 받게 돼 있다. 금강기획의 한 직원은 『경기불황으로 회사 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여권 분열로 야당 단일화 후보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져 광고비를 떼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광고 수주를 반납하게 된 원인』이라고 귀띔했다. 금강기획의 광고포기로 대선 광고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신한국당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해태그룹의 부도로 해태계열사인 코래드의 미래마저 불투명해 선거 광고전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광고업계에서는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금강기획이 광고를 포기한 마당에 다른 광고회사들이 금강기획의 대타로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현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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