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외식업체 『찬바람』…O-157 리스테리아菌 충격

  • 입력 1997년 10월 5일 19시 37분


최근 미국산 쇠고기에서 O―157균이 검출된 데 이어 냉동피자 아이스크림에서까지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산 외식업체가 찬바람을 맞고 있다. 홍콩에서 시판중인 미국 「드라이어스 그랜드사」제품 아이스크림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하루가 지난 5일 국내 드라이어스 아이스크림 판매장은 하루종일 한산했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있는 이 아이스크림 「서강대점」측은 『여름에는 2백∼3백명, 평상시에는 1백여명 정도의 손님이 찾았으나 오늘 오전의 경우 손님이 채 10명도 되지 않았다』며 한숨을 지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드라이어스 아이스크림측도 『문제가 된 홍콩제품은 「쿠피 앤드 크림바」라는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라며 『손님이 반 이하로 줄었지만 문을 닫으면 더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이어스의 여파로 다른 미국산 아이스크림인 「베스킨라빈스」판매점도 손님이 10% 정도 덩달아 주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베스킨라빈스측은 『드라이어스의 경우 완제품을 미국에서 전량 수입해 판매하고 있지만 베스킨라빈스는 재료만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전 사원이 긴장속에서 손님의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피자집과 햄버거 체인점 등에서도 손님이 줄기는 마찬가지. 맥도널드햄버거 D지점측은 『손님들에게 햄버거용 고기는 바싹 익히므로 O―157균에 감염될 우려가 없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꺼림칙해하는 표정이다』고 말했다. 한 유명 치킨패스트푸드업체는 최근 미국산 외식업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우리는 한국산 닭고기만 사용합니다」라는 광고문구를 넣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양재원(梁宰源·37·회사원)씨는 『주말에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시켜먹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곤 했다』며 『그러나 O―157균파문이 커진 이후 집에서 요리한 것만 먹도록 아이들에게 타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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