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채권단 『경영권포기 거부땐 자금 추가지원없다』

  • 입력 1997년 7월 31일 20시 57분


기아그룹이 경영권포기각서 제출 및 아시아자동차 분리매각 등 채권금융단 요구를 공식 거부한데 대해 채권금융단은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기아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을 일절 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채권금융단은 그러나 1일 대표자회의에서 기아 부도에 따른 채권단의 피해를 감안, 부도유예협약을 철회하거나 2개월의 채권회수 유예기간을 단축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아가 자구노력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 채권단이 나서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느냐』면서 『재벌의 기아자동차 인수전이 본격화한 마당에 제삼자인수를 추진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할 상황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일은행은 제삼자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채권단이 기아발행 전환사채를 매입하거나 은행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재정경제원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재벌이 다른 재벌을 인수, 거대 독점기업이 되는 것은 공정거래법 취지에 어긋나지만 부도처리로 인한 국민경제 피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공정거래법상 예외조항을 적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기아 제삼자인수에 대한 걸림돌이 하나 둘씩 제거되는 양상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아시아자동차 기산 기아특수강 등 부실업체의 분리매각을 줄기차게 요구한 것과 관련, 「채권단이 제삼자인수 방침을 굳히고 기아자동차의 몸집을 가볍게하는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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