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룹의 자금난은 사실무근이며 자금악화설이 도는 회사는 당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해태그룹 계열 3개 상장회사는 21일 증권거래소를 통해 이같이 공시했다.
해태유업도 이날 『당사는 해태그룹 계열사가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자금난을 겪는 쪽은 해태그룹이라는 뉘앙스.
「해태」가 주거래은행을 통해 부도방지협약 적용을 신청했다는 헛소문이 나돈 것이 엉뚱한 공방으로 이어진 것. 해태그룹 계열사와 해태유업은 완전히 별개 기업인데도 「돌림자」 상호를 쓰는 「죄」로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서로 주장한다. 이처럼 사명(社名) 때문에 재벌그룹 계열사로 오인받을 만한 사례가 적지 않다. 「현대」로 시작하는 상장회사는 모두 19개. 이중 현대금속 현대약품 현대시멘트 현대페인트 등 4개사는 현대그룹과는 무관하다. 삼성라디에이터 삼성제약 삼성출판사도 삼성그룹과는 별개다. 대우금속 금호전기 대림수산 대림통상도 같은 돌림자의 재벌그룹회사가 아니다. 속칭 「덩달이회사」다.
압권은 「동양」. 동양을 돌림자로 쓰는 상장사는 16개에 이르지만 동양그룹 계열 상장사는 4개뿐.
〈정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