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기자] 신성ENG 메디슨 등 기술력 있는 벤처(모험)기업이 상장후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이들 기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사(창업투자금융사)가 떼돈을 벌고 있다.
2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개발투자는 지난 91년 신성ENG에 19억원을 출자한뒤 지난해 하반기 상장이후 주식을 처분, 모두 2백여억원(현재 보유분 5만2천주 포함)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또 주식시장에서 벤처기업 돌풍을 몰고온 메디슨에 투자한 한국기술투자는 투자원금(9억5천만원)의 12배가 넘는 1백20억원을, 한국카본에 10억9천만원을 투자한 한국종합기술금융도 1백억여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에 출자한 벤처캐피털사들이 빅히트를 치자 투자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종전에는 주로 찾아오는 벤처기업을 상대하던 벤처캐피털사들이 거꾸로 증시상장이 임박한 벤처기업들을 직접 찾아나서고 있는 것.
일부 벤처기업은 벤처캐피털사들로부터 『제발 우리 자금 좀 가져가 달라』는 부탁까지 받고 있는 실정.
LG창업투자는 지난달중순 컴퓨터 근거리통신망(LAN)과 원거리통신망(WAN)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퓨처시스템에 18억원을 출자했다.
퓨처시스템은 지난해 LG창투 출자이전 9억원의 자본금으로 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유망 벤처기업. 이회사는 오는 6월경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예정이다.
또 기은개발금융 한국기술투자 드원창업투자 일신창업투자 등 4개의 벤처캐피털사가 컴퓨터수치제어기술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터보테크사에 출자했다.
그런가하면 컴퓨터통신망 분야에서 유명한 S사의 경우는 몇몇 벤처캐피털사들이 치열한 자금출자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처럼 벤처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고 이들 벤처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밴처캐피털사들이 열의를 가짐에 따라 일부 벤처기업들은 기술개발보다 손쉬운 재테크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벤처기업가는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을 키우기보다는 벤처캐피털사의 도움으로 증시 상장 방법을 연구하는데 몰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