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炳國(최병국)대검중수부장은 3일 오후의 뉴스브리핑에서 일부 언론보도의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나오지 않은 얘기를 검찰이 수사한 것처럼 쓰지 말아달라』며 불쾌한 표정.
최중수부장은 『검찰이 지난 연말 여야의원 4명이 한보그룹 대출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내사했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특유의 어법으로 『전혀 거짓말』이라고 일축.
그는 또 『돈을 받은 행위는 그 돈의 성격에 따라 죄가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인데 마치 편파적으로 수사하는 양 악의적으로 보도한 경우가 있다』며 목소리를 다소 높이기도.
또 「수사가 끝났기 때문에」 구속된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을 2일밤 서울구치소로 돌려보냈다는 답변에 대해 취재진이 『수사가 끝나다니 뭔가 좀 나왔다는 말이냐』고 반문하자 『그날 수사가 끝났다는 말이다. 그런 식으로 말꼬리 잡지말라』며 다소 과민한 반응.
○…최중수부장은 한보그룹 정총회장과 金鍾國(김종국)전재정본부장의 대질신문 여부에 대해 『둘이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수사 필요상 검찰이 대질 신문을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혀 두 사람의 대질신문이 별 성과가 없었음을 암시.
그는 『두 사람이 서로 만나고 싶어해서 만나게 해줬을 뿐 두 사람의 진술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만나게 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설명.
○…최중수부장은 한보그룹이 일부 여야의원들에게 연말연시나 명절 때 떡값으로 1백만∼5백만원을 준 적이 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 『정씨가 이에 대해입을 연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이 볼 때 이것은 가십에 불과하다』며 떡값 수수에 대해 의미를 축소.
그는 이어 『설령 본질적인 내용이 있더라도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 떡값 수수외에 다른 것이 밝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여운을 남기기도.
○…검찰수사가 서서히 정치권의 외압의혹 부분에 접근하면서 이번 사건 수사주체인 대검 중수부뿐만 아니라 공안부도 일부 관여하고 있어 정치권 사정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대두.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李廷洙(이정수) 중수부 수사기획관이 지난 1일 공안부장과 무언가를 장시간 숙의한 데 이어 3일 오전에는 高永宙(고영주)공안부 공안기획관이 최중수부장에게 보고를 하는 등 전례없이 대형수사 와중에서도 두 부서간의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검찰주변에서는 『중수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부분에 대한 법률검토와 국회속기록 분석을 공안부에 의뢰하고 정치인 관련자료를 넘겨받은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
〈서정보·김홍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