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光巖기자] 『한보철강만큼 금융비용을 물 경우 도둑질외에는 수지맞는 장사가 없습니다』
금융계는 한보철강이 지난해말까지 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연평균 금리가 연 12%를 약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현재 한보철강의 차입금 원금 4조9천4백29억원을 전혀 갚지 않는다해도 이자만 연간 6천억원씩 물어야 한다는 것. 웬만한 제조업의 연간 매출액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95년 12월말 현재 한보철강의 총차입금은 1조9천6백37억원이었고 1년간 들어간 금융비용은 2천67억원이었다. 이때 한보철강의 평균금리는 연10.5%였다.
따라서 1년사이에 차입금의 평균금리가 1.5%포인트나 높아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보철강이 산업은행 등에서 연 6.5∼7.0%짜리 시설자금을 수천억원씩 끌어다 쓰면서 이처럼 금융비용부담이 늘어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금융전문가들은 지난해 한보철강이 자금사정이 다급해지자 종금 리스 렌탈은 물론 이자율이 최고 연 17%대에 달하는 할부금융 파이낸스 상호신용금고 등에서까지 자금을 닥치는대로 끌어다 썼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만 따질 경우 한보철강의 연간 이자부담은 2천7백억원 정도로 대출금(2조4천87억원)의 11.2%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금융비용 측면에선 회사채 6천8백58억원과 제2금융권 여신 1조8천4백84억원이 문제라는 것이다.
회사채는 발행비용을 감안하면 평균금리가 연 13%대. 한보는 연간 이자가 8백90억원에 이른다.
제2금융권의 이자율은 천차만별이다. 종금과 리스회사의 경우 이자율은 연 13%를 약간 넘는 수준이고 파이낸스와 할부금융 등은 지난해 연 15.5∼16.5%대에서 움직였다. 제2금융권 전체의 평균이자율을 연13%로 가정하더라도 연간이자가 약 2천4백억원에 달한다. 원금은 은행권에 크게 못미치지만 이자는 은행권에 거의 육박한다.
여기에다 공식적인 차입금으로 나타나지않는 사채 등의 이자부담을 감안하면 실제 한보철강의 금융비용부담은 기업으로서는 거의 「살인적」인 수준까지 달했을 것이라고 금융계는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