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가 말할 수 있다면…” ‘판다 할아버지’가 듣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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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5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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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사육사와 푸바오. 말하는동물원 뿌빠TV
강 사육사와 푸바오. 말하는동물원 뿌빠TV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 자연임신으로 태어났다.

강 사육사는 지난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태어날 때 197g이었던 푸바오가 생후 1000일을 넘겨서 지금은 100kg가 넘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푸바오의 전용 대포 카메라 부대가 있을 만큼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에서 푸바오 관련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푸바오는 ‘푸린세스’ ‘푸공주’ ‘푸장꾸’ ‘푸요미’ 등의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실제 성격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장난기가 많다. 등을 비비면서 긁어달라고 한다. 저보다는 아니지만 머리가 좋다. 자기가 요구하는 게 있으면 사람을 조종할 줄 안다”며 “데굴데굴 구른다거나 제가 심어 놓은 나무를 파헤치거나 떼를 부린다. 그러면 제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밀당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푸바오는 두 돌이 지났을 무렵인 2022년 9월 부모로부터 독립을 했다. 강 사육사는 ‘판다가 부모와 꼭 떨어져 살아야 하느냐’는 물음에 “이게 사람들이 입장이다. 왜 사이가 좋은데 독립을 시키고 왜 부모 자식간에 떼어 놓냐 하는데 저도 제가 키운 자식 같은 아이인데 떼어 놓는 게 굉장히 어렵다. 사육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의 습성을 지켜주는 거다. 판다들은 철저히 독립 생활을 한다”고 했다.

생후 49일차 푸바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생후 49일차 푸바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중국 밖에서 태어난 모든 판다는 만 4세를 전후로 중국에 반환해야 한다. 강 사육사도 내년 7월이면 만 4세가 되는 푸바오와 이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판다들은 생후 만 4년이 되면 성 성숙이 이뤄지는데 여기는 엄마 아빠 밖에 없으니 중국에 가서 친구들 만나야 한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결국 푸바오가 잘 지낼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국보호동물협회와 협의해 시기를 정하는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와 대화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 너무 많다. 할아버지한테 ‘너는 영원한 나의 아기 판다야. 어떤 상황이 오든 늘 할아버지는 너의 편이고 널 생각하고 있어’ 이런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라고 답했다. 반대로 ‘푸바오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라는 물음에는 “‘당신을 만난 게 행운이었어요’ 이런 이야기 한마디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강 사육사는 “제가 힘들 때는 동물들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다. 푸바오도 아마 이별을 겪는다면 ‘할아버지 걱정하지, 나 가서 잘할 거야’ 이런 느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잘할 거다. (푸바오에게) ‘엄마 아빠 걱정하지마 내가 잘 돌볼 거야. 너도 잘 적응하고 좋은 친구들 만났으면 좋겠고, 할아버지 가슴 속에서도 네가 영원할 거다’라고 말을 해주고 싶다. 제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는 이상 항상 가슴속에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 사육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강철원 사육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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