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의 뮤지컬 복귀… 밤마다 얼른 해뜨길 바라며 잠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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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주연 샘 역 맡은 장현성
“부족한 실력 메우려 수백번씩 연습
쉽지 않지만 행복… 매일매일 설레”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2일 만난 배우 장현성이 22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 ‘맘마미아’ 포스터 앞에 섰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연기할 수 있어 기쁘고 꿈같다”고 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2일 만난 배우 장현성이 22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 ‘맘마미아’ 포스터 앞에 섰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연기할 수 있어 기쁘고 꿈같다”고 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요즘 밤마다 얼른 내일의 해가 떠오르길 바라며 잠들어요. 빨리 연습실에 가서 ‘맘마미아’ 넘버를 노래하고, 동료 배우들과 춤추고 싶거든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4일 스테디셀러 뮤지컬 ‘맘마미아’가 막을 올린다. 작품에서 주연 샘 역을 맡은 배우 장현성(53)을 2일 충무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맘마미아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22년 만에 복귀한다”며 “매일 설레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룹 아바(ABBA)의 음악을 뮤지컬로 재창작한 ‘맘마미아’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999년 초연된 뒤 2004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도나와 그리스의 작은 섬에 사는 그녀의 딸 소피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를 섬으로 초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샘은 세 남자 중 가장 순정파 캐릭터다.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1993년) 오디션에 합격해 앙상블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01년 극단 학전의 대표작 ‘지하철 1호선’을 끝으로 뮤지컬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뮤지컬 배우들의 풍부한 성량과 노래 실력, 끼를 보며 주저하게 됐다”면서 “마치 그들은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에게 재도전의 용기를 준 건 뮤지컬 ‘맘마미아’의 김문정 음악감독이었다. 지난해 한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함께 한 김 감독은 장현성에게 뮤지컬 ‘맘마미아’ 출연을 제안했다. 그는 “평소 존경했던 감독님이 ‘연기 경력이 많은 배우만이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면서 노래 실력에 기죽지 말고 오디션을 보라고 설득했다”며 “이에 용기를 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30년 차인 베테랑 배우지만, 그는 ‘연습벌레’로 통한다. 다른 배우들이 안무를 10번 만에 익힐 때 그는 200∼300번씩 반복한다. 그는 “연기와 달리 노래는 음정과 박자라는 정답이 있는데 숙련된 뮤지컬 배우들에 비해 나는 늦었다고 느꼈다”며 “칠 줄도 모르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 음 2개만 번갈아 누르며 음정을 맞췄다”고 했다.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힐링이 된다고 했다. 그가 ‘맘마미아’에서 가장 아끼는 장면은 모든 배우가 디스코풍의 넘버 ‘불레부(Voulez-Vous·프랑스어로 ‘당신은 원하나요’)’를 다 함께 신나게 부르는 대목이다. “샘을 연기하는 내내 확실한 행복을 느껴요. 이 행복감을 관객 여러분과 얼른 나누고 싶습니다.”

6월 25일까지, 7만∼15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뮤지컬#맘마미아#장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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