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열풍’ 박재범도 신제품 예고
다양성-개성 추구하는 MZ세대 선호

히트곡 ‘소주 한 잔’(2003년)으로 유명한 가수 임창정 씨(49)가 7월 중순 자신의 브랜드를 내건 소주를 출시한다. 2월 박재범이 내놓은 ‘원소주’ 역시 인기에 힘입어 7월 신제품 ‘원소주스피릿’을 내놓을 예정이다.
임 씨와 함께 소주를 개발한 양조업체 조은술세종의 경기용 부사장은 “저가형은 물론이고 증류 원액을 넣은 프리미엄급까지 두세 가지 제품 라인업을 구상 중”이라며 “임 씨와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경쟁력 있는 소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임 씨 측은 다음 달 시작해 연말까지 하는 전국 순회공연과 연계해 이 소주에 대한 홍보도 펼칠 계획이다.
‘가수 소주’ 열풍은 온라인 쇼핑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특성과 맞물렸다. 이들 소주는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한 일반 희석식 대량생산 소주와 달리, 지역 농업회사법인과 제작한 전통주이기에 인터넷 유통이 가능하다.
전통주 전문가인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한국 술은 저렴하다’ ‘술이란 먹고 죽는 것’ 같은 편견이 없는 젊은 세대, ‘술은 통일’이란 구호 대신 다양성을 추구하는 MZ세대가 팬덤과 스타일까지 담은 주류에 반응하고 있다”며 “다만 전통주인 만큼 향후 각 지역 음식과 문화까지 같이 알리며 가치를 추구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 세기부터 제이지, 존 레전드 등 많은 래퍼와 가수가 샴페인, 와인, 코냑 등 다양한 주류 브랜드에 손을 댔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부터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만들어냈지만 케이팝 아이돌이 주류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박재범, 임창정 등 솔로 가수를 중심으로 바람이 불면서 업계가 들썩인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소속 래퍼와 주류회사의 협업을 하반기에 계획 중이다. 원소주 신드롬 이후 특히 힙합계를 중심으로 주류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이 부쩍 눈에 띈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