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계약기간 4년… 선인세 2억450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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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작가, 소설 판권조건 제시
“조건 까다로워” “작가 고유 권한”
책값 올라 독자 부담 늘어날수도

이민진 작가와 소설 ‘파친코’.
이민진 작가와 소설 ‘파친코’.
‘계약기간 4년, 판매량 보고 3개월 간격. 최소 선인세 20만 달러(약 2억4590만 원)를 포함해 인세 8% 지급.’

25일 출판계에 따르면 이민진 작가(54)가 소설 ‘파친코’(2018년)와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2008년)의 판권 계약에 앞서 국내 출판사들에 이 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작가는 “기존 출간본의 번역을 그대로 사용해 가능한 한 빨리 책을 내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베스트셀러인 ‘파친코’는 지난달부터 애플TV플러스에서 동명 드라마가 공개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상 계약기간 5년, 판매량 보고 간격 1년인 국내 출판계 관례에 비춰 까다로운 조건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판권 계약이 종료된 책에 대해 새로운 계약조건을 내세우는 건 작가 고유의 권리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 작가는 ‘파친코’를 국내 출간한 후 기존 판권 계약을 맺은 문학사상의 마케팅과 편집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사상 관계자는 “초판을 찍은 후 주인공 이름을 ‘순자’에서 ‘선자’로 바꾸는 등 작가의 여러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는데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학사상과 재계약이 사실상 불발된 만큼 이 작가는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문학사상 출간 책의 정가는 1, 2권 합쳐 2만9000원. 출판계는 최소 선인세 20만 달러 등 각종 계약조건을 맞추려면 책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출판사 간 계약경쟁이 치열해 자칫 독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파친코#이민진#계약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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