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해결 골든타임은 6개월… 불편 알릴 땐 메모로”

이호재 기자 입력 2021-06-09 03:00수정 2021-06-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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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쿵’소리에 아랫집 심장이 ‘쿵’
지난해 층간소음 민원 4만 건 훌쩍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사례-해결법 담은 교양서 출간
“6개월 넘으면 원만한 합의 어려워”
지난해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총 4만2250건. 2012년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출범한 뒤 2019년까지 이어진 연평균 민원 건수(2만508건)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엔 이휘재, 안상태 등 방송인들이 층간소음을 일으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은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대체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건축학 박사로, 층간소음을 주제로 논문을 쓴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47·사진)은 25일 펴내는 교양서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황소북스)에서 자신이 상담한 다양한 층간소음 사건을 소개한다. 임신 후 휴직을 하고 집에서 태교에 전념하던 30대 여성 A 씨는 윗집에서 들려오는 원인 모를 ‘쿵’ 소리 때문에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윗집에 항의해야 한다는 A 씨와 유별나게 굴지 말고 참고 살자는 남편은 매일 부부 싸움을 했다. 결국 A 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했다.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극단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복수극도 종종 벌어진다. 7층에 사는 40대 여성 B 씨는 꼬박 2년 동안 자신에게 층간소음의 고통을 준 8층 집에 복수하기 위해 9층으로 이사했다. “얼마나 통쾌한지 모르겠다”고 자랑하는 B 씨를 보며 차 소장은 씁쓸한 마음에 휩싸였다. 차 소장은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항상 B 씨 같은 복수를 꿈꾼다”며 “하지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흉기로 이웃을 찌르는 잔인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도 보복 심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높고, 도시 밀집도가 높다. 코로나19로 집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됨에 따라 다른 집의 소음으로 괴로워할 확률이 높은 것. 차 소장은 윗집은 통행이 잦은 곳에 두께 5cm 이상의 층간소음 매트를 깔고, 폭신한 소재의 슬리퍼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랫집은 층간소음 스트레스를 윗집에 알릴 때 직접 바로 찾아가기보단 메모지를 윗집 현관문에 붙이며 고충을 전달하는 게 좋다. 차 소장은 “아랫집은 윗집에 무조건 소음을 내지 말라고 강요하고, 윗집은 아랫집을 무조건 예민한 사람이 사는 곳으로 치부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소음이 크냐 작냐를 두고 싸울 것이 아니라 아랫집이 소음으로 힘들면 두 집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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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소장은 층간소음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을 6개월이라고 강조한다. 이 기간 내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각종 범죄 등 불상사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 1년이 지나면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통해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차 소장은 “오래된 아파트보다 가구 간 소음이 적지만 이웃 간에 서로 잘 모르는 신축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층간소음에 대해 불만이 더 많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경비원에게 층간소음 당사자들을 원만히 협의시키는 방식을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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