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못생긴 당신’, 제13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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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4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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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극협회가 개최한 제13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못생긴 당신’이 베스트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제작사인 (사)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사장 김진호)이 24일 밝혔다. 지난 2015년 ‘엄마의 강’으로 작품상을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못생긴 당신’은 돈밖에 모르는 생선장수 아내 ‘덕자’와 난봉꾼에 바람둥이 남편 ‘오철’과의 전투 같은 삶을 통해 가정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극 중에서 말기 암 환자의 삶을 살아가는 ‘덕자’ 역을 열연한 임은희(나주연극협회장) 씨가 ‘자랑스러운 연극인상’을 수상해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 2014년 같은 상을 받은 남편 김진호 씨와 함께 부부 수상이라는 영광스런 기록도 세웠다. 임 씨는 전남연극제 연기대상과 연기상을 16번 이상 수상한 이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강렬한 내면연기를 통해 ‘익숙하기 때문에 잊고 살아가는’ 세태에 날카로운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수영 연출가는 “‘못생긴 당신’은 예인방의 대표적인 정극(正劇)으로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DNA를 객석에 각인시키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선명하게 보여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81년 문을 열어 내년으로 40돌을 맞는 예인방에 따르면 ‘못생긴 당신’은 전남지역 순회공연을 넘어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 무대에 올랐으며, 가정의 달과 추석을 맞아 광주MBC가 전막을 녹화 방영하면서 지역 내 문화메세나 운동을 촉발했다.

예인방은 향토적 서정이라는 지역의 경계는 고수하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향한다. 가족사를 사회적 서사로 연결하는 알고리즘을 생산하거나 가족 해체로 인한 현대인의 근원적 고독에 주목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2010년 초연 때부터 화제를 불러온 창작극 ‘김치’를 스테디셀러로 만들려는 시도는 이와 무관치 않다. ‘김치’는 2013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에서 6회 연속 만석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올해 송년공연에서는 광주MBC가 전막을 녹화, 내년 특집방송으로 방영한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연극과 영화를 접목한 ‘영화 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진다. ‘매일 죽어서 다시 살아나는 일회성(一回性)’을 특질로 하는 연극의 요소에다 복제예술을 특질로 하는 영화적 기술을 가미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버전의 ‘김치’를 버무리게 된다.

김진호 이사장은 “대한민국연극대상을 수상한 ‘못생긴 당신’이나 ‘엄마의 강’은 세태와 은밀하게 타협하거나 적당히 눙치며 세월만 보내지 않았다는 예인방의 흔적”이라며 “앞으로도 쉬지 않고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노력하는 극단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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