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작곡가와 비올라의 만남, ‘최하람 비올라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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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9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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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리스트 최하람이 오는 14일 저녁 7시 30분 연세대학교 서울 신촌 캠퍼스 내 금호아트홀에서 비올라 독주회를 연다.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사업에 선정 돼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연주회는 여성 작곡가의 곡과 베토벤같이 기존에 잘 알려진 클래식 작곡가의 곡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지고 감상의 기회가 적은 비올라 작품까지 총 5곡을 골라 관객들에게 전한다. 바이올린·첼로에 견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비올라와 여성 작곡가가 공통적으로 지닌 ‘마이너리티’에 주목한 것.

최하람은 ‘남성을 더 우월한 성으로 생각하지 않듯이 여성 또한 더 우월한 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미국 두 번째 여성 연방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말을 인용해 프로그램의 큰 그림을 그려나갔다.

이에 서양 음악사와 클래식계에서 비주류의 포지션을 지닌 비올라와 여성 작곡가의 매력을 알리고, 동시에 기존에 잘 알려진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을 함께 구성했다.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소명 의식을 갖고 주어진 시간과 장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인권 운동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번 연주회를 통해 한국에서 초연되는 모로코 태생 프랑스 여성 작곡가 Graciane Finzi의 ‘Impression Tango’와 프랑스 여성 작곡가 Fernande Decrcuk의 Sonate en Ut# 는 최하람이 연주차 방문한 파리의 한 악보가게에서 직접 발굴한 곡이다. 비올라 악보 칸에 놓인 악보들을 둘러보다 우연히 이 곡들을 만났고 아름다운 선율을 한국의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 하에 본 무대에서 선보이게 되었다고.

위촉 초연되는 강은수 작곡가의 ‘비올라 세대를 위한 하담가’도 감동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은수 작곡가는 비올라 세대만을 위한 곡을 작곡 중으로 최하람은 강 작곡가에게 본 연주회가 지닌 기획의도 ‘비올라와 여성작곡가의 비주류성’을 어필하고 비올라 연주곡을 위촉했다.

올해로 탄생 250주년을 맞는 베토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노투르노’는 베토벤이 작곡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trio op.8을 독일 작곡가 클라인하인츠(Franz Xaver Kleinheinz) 비올라로 편곡하고 베토벤이 교정·인쇄를 허락한 곡이다. 스트라빈스키만의 독특한 음색이 매력적인 ‘비올라 솔로를 위한 엘레지’는 풍부한 선율로 초여름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전망이다.
최하람은 선화예술학교, 선화예술고등학교를 거쳐 프랑스 파리국립음악원과 미국 줄리어드 음대(전액 장학금)에서 수학했다. 음악춘추콩쿨, 선화실내악 콩쿨, 한미음악콩쿨,예가콩쿨 등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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