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만연한 혐오표현 대응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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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모욕 사이/이재진 이영희 지음/348쪽·2만 원·한양대학교출판부

외국인, 난민, 이민자, 성 소수자 등을 향한 증오와 혐오의 표현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특히 인터넷 문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가 발달한 초연결사회 한국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사회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혐오표현의 해악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무방비로 노출된다. 하지만 정작 혐오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없기 때문에 논의를 제대로 진척시키고 문제를 극복하는 데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

혐오는 전통적으로 인종, 민족, 종교, 성적 지향성 등에 근거해 폭력과 증오, 차별을 유발하는 모욕적 표현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한 국가의 사회 역사적 맥락과 특수성이 반영되며 좀 더 복잡해진다. 한국에서 혐오표현은 계층 간 증오, 여성, 성 소수자, 종북 세력 등을 향해 만연해 있다. 혐오표현은 증오 선동을 유발해 범죄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미디어케뮤니케이션 교수인 두 저자는 혐오표현의 학술적 정의부터 혐오표현과 관련한 선행 연구들을 되짚으면서 혐오표현에 대한 논의를 체계적고 정치한 방식으로 진전시켜 나간다.

혐오표현과 관련해 쟁점으로 떠오른 모욕죄의 성립과 판례들을 살피고 해외의 혐오표현 대응 사례를 소개한다. 계층 간 대립을 부추기는 언론 보도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다룬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위험성으로 인해 논의되기 쉽지 않은 법적 규제의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혐오와 모욕 사이#이재진#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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