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톨릭대 전 총장 지낸 사제 최씨 부적절 행위" 인정
"당시 교구 안이한 대처...교구장으로서 잘못 깊이 통감"
최씨 성추행 사건 '그 알' 방송으로 드러나...해당 신부 면직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인천 가톨릭대 전 총장을 지낸 사제 최씨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23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정 주교는 22일 인천교구 홈페이지에 “최근 천주교 인천교구와 관련된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 내용으로 실망하고 상처받고 우려하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23년 전 인천 가톨릭대학교 개교 당시 사제 양성을 담당했던 한 사제의 부적절한 행위와 당시 교구의 안이한 대처와 부족했던 윤리의식에 대해 교구장인 저는 그 잘못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 주교는 “한 사제로 인하여 평생 잊지 못할 일을 당한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자신의 사명을 잊고 큰 잘못을 저질렀던 교회의 모습에 실망하신 교형자매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후 사제 성범죄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교황은 범죄의 정도에 따라 형사적 처벌도 고려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주교는 “교황께서 사제 성범죄에 관련한 사건에 대해 정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교회 당국자도 같은 징계를 받도록 하셨다”며 “앞으로 인천교구는 사제의 성 인식과 성 문제, 교구 내 성차별의 원인 규명과 교회 새신을 위한 제도,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쇄신안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정 주교에 따르면 현재 인천교구는 사제 양성과정 중에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사제 연수와 피정, 심리상담 등을 통해 관련 교육을 지속해서 해 왔다. 또 2018년부터 교구 단위로 성폭력 피해 접수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깊은 침묵-사제들의 죽음 그리고 한 사람’이란 주제로 최씨의 성추행 사건을 방송했다.
방송에서 전직 수녀와 신부들은 1996~1998년 인천 가톨릭대학 총장으로 재직했던 신부 최씨가 당시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키스하거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해당 학교에 재학했던 한 신부는 “최 총장 신부가 자주 자기 방으로 부르고 학교 밖으로 일 보러 나갈 때 비서처럼 데리고 나가서 구강성교를 강요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성추행 문제로 인천교구를 떠난 뒤에도 수원교구 관할지에서 박물관과 수도회를 운영하며 사제로 지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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