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봉준호 감독의 공통점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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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아트센터 미디어창작소… ‘베토벤의 예술세계’ 영상 공개

재치 있는 입담으로 ‘베토벤과 커피를’을 이끌어가는 세 사람. 왼쪽부터 최종혁 PD, 정나라 지휘자, 노승림 음악칼럼니스트. 꺅! tv경기아트센터 유튜브 캡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베토벤과 커피를’을 이끌어가는 세 사람. 왼쪽부터 최종혁 PD, 정나라 지휘자, 노승림 음악칼럼니스트. 꺅! tv경기아트센터 유튜브 캡처
“베토벤이 매일 갈아 마신 커피의 양은?”

“정확히 세어 60알!”

올해는 고전음악의 완성자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 탄생 250주년. 최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이름을 바꾼 경기아트센터가 베토벤의 표정처럼 심각하지는 않게, 때로는 포복절도하며 그의 예술세계를 알아볼 수 있는 동영상 시리즈를 시작했다. 경기아트센터 미디어창작소가 만드는 정규 프로그램 ‘경기필포유’의 첫 번째 시리즈 ‘베토벤과 커피를’. 유튜브 채널 ‘꺅! tv경기아트센터’를 통해 매주 공개하고 있다.

출연자는 세 사람. 최종혁 경기아트센터 PD와 정나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지휘자, 노승림 음악칼럼니스트가 베토벤의 집안 내력부터 영향력까지 매주 1회 25편의 영상으로 들여다본다. 프롤로그 ‘커피홀릭 베토벤’부터 21일 업데이트한 4화 ‘세기의 대결! 모차르트 vs 베토벤’까지 다섯 편이 전하는 주요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 베토벤이 사생아였다는 설이 있는데, 맞나.

A: 아버지가 별다른 재능이 없는 음악가였는데 갑자기 천재 아들이 나왔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베토벤 자신도 그 루머를 즐겼지만 어머니의 명예를 걱정한 나머지 떠들고 다니지는 않았다.

Q: 베토벤의 아버지는 술고래였다고 하던데….

A: 베토벤의 할아버지가 양조장을 해서 집안 내력이었다. 베토벤의 할머니도 알코올의존증으로 숨졌고 베토벤도 간경화로 몸을 해쳤다. 당시 라인강 주변 포도주가 유명해서 와인을 물처럼 마셔도 용인하는 분위기였다.

Q: 아버지는 소문처럼 베토벤을 학대했나.

A: 주변의 증언으로는 그렇다. 지하실에 가두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교육 관행으로 심했다고 하긴 힘들다. 아버지 장(요한)은 베토벤의 교육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

Q: 베토벤의 예술적 이상이 봉준호 감독과 닮았다고?

A: 베토벤은 “좋은 음악이란 극단적인 개인의 무한한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의 (마틴 스코세이지를 인용했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을 연상시킨다.

Q: 베토벤은 모차르트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A: 연주회에서 모차르트 작품을 자주 연주하고 그를 주제로 변주곡을 쓰는 등 존경을 표시했지만 주변에 “모차르트 음악은 잘게 썰어놓은 음악 같아. 내 취향 아냐”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런 깨알 화제가 앞으로도 20편 넘게 남아있다. 세 사람의 풍성한 입담뿐 아니라 정 지휘자의 둥근 머리를 한글 ‘ㅇ’(이응)으로 활용하는 등 재치 있는 자막도 재미를 더한다.

최 PD는 “내가 간략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공유해 준비하지만 녹화에 들어가면 시나리오와 다른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데, 나도 모르게 푹 빠질 만큼 재미있는 화제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베토벤으로 25회를 마치면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소개하는 등 화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베토벤#봉준호#경기아트센터#미디어창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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