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는 평생 한번도 신문을 안바꾸셨죠” ▼
김재엽 연출은 작품 ‘알리바이 연대기’에서 “(동아일보)신문에 다 나온 겁니다. 인제 사람들 다 아는 거예요” “아버지, 이거 ‘동아’일보지요? ‘동쪽’ 할 때 ‘동’ 자, ‘아세아’ 할 때 ‘아’ 자, 맞지요?” 등 아버지와 형의 실제 발언을 대사로 썼다. 작품은 2014년 동아연극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연극대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상 등 그해 연극상을 휩쓸었다.
자전적 경험을 시대적 상황과 연결시켜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김 연출은 “남성성에 대한 반성을 담아 ‘알리바이 연대기’에서 소외된 어머니와 누나, 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요즘 어머니를 열심히 인터뷰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동아연극상은 군사정권 시기에 검열 받을 만한 사회비판적 작품에도 상을 주는 전통과 힘이 있었다. 재정적으로 상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연극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고마워했다. 본보에는 “아버지께 평생 신뢰감을 준 것처럼 진실의 무게를 가진 보도를 계속 부탁한다”며 “동아 100년 역사가 가진 정체성과 다양성이 둘로 나뉜 한국사회의 틀을 깨버릴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당부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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