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기후변화의 심각성, 왜 알면서도 외면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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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리학/조지 마셜 지음·이은경 옮김/364쪽·1만8000원·갈마바람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이 협약이 미국의 제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미국에서는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기후변화를 놓고 정치적 논쟁을 벌이는 풍경이 연출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가 실재한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기후변화가 야기할 파국을 경고하려는 목적의 책은 아니다. 기후변화 운동가인 저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문제는 기후변화를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 혹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이 책은 기후변화와 같은 ‘거대한 문제’를 고의로 무시하는 인간의 심리와 본능을 다루고 있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고 더 많은 사람을 동참시키려면 문제의 본질을 깨닫는 통찰이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더 과학적인 증거나 데이터를 제시하면 사람들이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활동가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보다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반박한다.

기후변화 운동이 실패하는 원인에 대해 저자는 “서로 협력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적을 규정하고 비난하는 ‘적대담론’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북극곰과 지구를 구하자는 환경운동가들에 대해서도 “기후변화를 환경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더 넓은 가치를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충고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기후변화의 심리학#조지 마셜#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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