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6시간 춤 연습, 공부보다 재밌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9일 03시 00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주인공으로 뽑힌 5명의 아역 배우

7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40 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인공 빌리 역에 캐스팅된 아역 배우 김현준, 천우진, 에릭 테일러, 심현서, 성지환 군(왼쪽부터).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7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40 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인공 빌리 역에 캐스팅된 아역 배우 김현준, 천우진, 에릭 테일러, 심현서, 성지환 군(왼쪽부터).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7년 만에 돌아왔다. 2005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1980년대 광부들이 대파업을 벌이던 시기 영국의 한 탄광촌에 살던 빌리가 우연히 접한 발레에 빠져들어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는 여정을 그렸다.

‘빌리…’는 아역 배우가 주인공이다. 아역 대다수가 프로무대의 경험이 적다 보니 ‘빌리’ 역의 오디션은 그야말로 ‘흙 속의 진주’를 찾는 과정으로 유명하다.

10개월간의 오디션에서 40 대 1의 경쟁을 뚫고 천우진(13), 김현준(12), 성지환(11), 심현서(10), 에릭 테일러 군(10)이 당당히 빌리 역을 차지했다. 공연을 두 달여 앞두고 18일 서울 중구 다산동 뮤지컬연습장에서 5명의 소년을 만났다.

이국적인 외모로 벌써부터 팬 층을 확보한 에릭 테일러 군은 최종 오디션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재도전 끝에 다섯 번째로 합류를 결정지었다. 에릭은 “엄마 아빠가 첫 데이트 때 봤던 영화가 ‘빌리 엘리어트’라 우리 가족에겐 소중한 추억과 같은 작품”이라며 “탈락한 뒤에도 꾸준히 애크러배틱, 탭댄스 등을 연습하며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두 살 터울의 여동생 애슐리(8)는 그의 든든한 무대 선배다. 에릭은 “2년 전 여동생이 뮤지컬 ‘원스’에서 아역 배우로 섰던 공연을 지겨울 정도로 챙겨 봤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영국 공연 사진. 어린 빌리가 상상 속의 성인 빌리와 함께 2인무(파드되)를 추는 장면. 동아일보DB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영국 공연 사진. 어린 빌리가 상상 속의 성인 빌리와 함께 2인무(파드되)를 추는 장면. 동아일보DB
이들이 빌리 역에 도전하게 된 데엔 원작 영화와 뮤지컬의 팬인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천우진 군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열혈 팬이었던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오디션이 진행될수록 빌리가 되고 싶다는 나 자신의 욕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5명 중 심현서 군은 유일하게 여섯 살 때부터 발레를 배웠다. 심 군은 “어릴 때 학원에 가면 저만 남자아이라 놀림을 받곤 했다”면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레리노가 되려고 애썼던 빌리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빌리 친구인 마이클 역에 도전했다가 되레 주인공 ‘빌리’ 역을 맡게 된 김현준 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영국에서 ‘빌리…’를 봤을 때는 그저 재밌고 좋았는데, 얼마 전 일본에서 다시 볼 땐 ‘나도 저 장면을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7개월간 이들은 주 6일 매일 6시간 동안 애크러배틱, 탭댄스, 발레, 필라테스 등을 배웠다.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들이 꼽은 가장 애착 가는 장면은 뭘까. 천우진·심현서 군은 발레리노가 되겠다는 빌리의 꿈을 반대하던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게 만드는 ‘드림발레’를, 에릭·성지환·김현준 군은 화난 감정을 춤으로 표현하는 1막 마지막 장면의 ‘앵그리 댄스’를 꼽았다. 11월 28일∼2018년 5월 7일 디큐브아트센터. 6만∼14만 원. 02-577-198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빌리 엘리어트#빌리 엘리어트 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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