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돈대서 330여 년 전 조선군 화포 ‘불랑기’ 발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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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이후 조선군의 주요 화포인 ‘불랑기(佛狼機·사진)’가 인천 강화군 돈대(해안 방어진지)에서 발굴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강화군 양도면 건평 돈대를 보수하던 중 최근 불랑기 모포(母砲) 1문을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박물관 측은 “화포가 실전 배치 장소에서 처음 발굴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랑기 화포는 현재까지 12문이 남아 있는 걸로 확인됐지만 대부분 출토지가 분명치 않다. 이번에 발굴된 화포는 길이 1.05m, 구경 0.40m로 168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포신에는 ‘1680년 2월 삼도수군통제사 전동홀 등이 강도 돈대에서 사용할 불랑기 115문을 만들어 진상하니 무게는 100근이다’라는 내용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불랑기는 16세기 유럽에서 전해진 서양식 화포의 일종으로 포문으로 포탄과 화약을 장전하는 전통 화포와 달리 현대식 화포처럼 포 뒤에서 장전한다.

인천시는 보물 861호로 지정된 불랑기 자포(子砲·1563년 제작)보다 제작 시기는 늦지만 화포의 실전 사용처에서 출토된 점을 높이 평가해 보물 지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값진 유물이 새롭게 발견돼 강화 돈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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