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는 모습. 2026.06.12 다보스=AP 뉴시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작전 지원을 위해 유럽에 제공해오던 전투기와 군함 수를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가운데, 미국의 안보 협력 축소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초 전투기와 군함 지원 축소 계획을 나토 동맹국들에 서면으로 전달했다. 해당 문서에는 F-16과 F-15E 전투기 지원을 기존 150대에서 100대로, 해상 정찰기는 26대에서 15대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미사일 발사 잠수함 1척, 항공모함 1척, 군함 여러 척, 전투기 수십 대도 유럽 이외 지역으로 이동한다. 폭격기 부대 2개 중 1개도 유럽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공중급유기 8대는 모두 철수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나토에 지나치게 큰 부담을 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유럽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부담 증액을 요구하며, 유럽 스스로 방어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미-이란 전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군사작전 참여를 유럽 동맹국들이 사실상 거부하자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NYT는 “이번 군사력 지원 축소 통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어느 정도까지 줄일 계획인지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는 구체적인 전력 감축 시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미 당국자들은 해당 조치가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시행될 거라고 NYT에 전했다.
나토에 대한 미군 지원 전력이 줄어들면 나토의 대(對)러시아 방어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잠수함 감시, 유사시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 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같은 종류의 무기라도 미국이 운용할 때 대러 억지력이 더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프랑스, 독일, 스페인은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했지만, 보유 지분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이 무산된 바 있어 미국의 이번 조치가 나토 회원국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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