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이전의 악역 잊고 코믹 캐릭터에 푹 빠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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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들의 사이다” 찬사 KBS2 종영 드라마 ‘김과장’서 열연 남궁민

데뷔 19년차 배우 남궁민은 “드라마 ‘김과장’을 통해 신인 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19년차 배우 남궁민은 “드라마 ‘김과장’을 통해 신인 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김 과장 특유의 ‘똘기’는 온데간데없었다. 하이톤의 목소리는 중저음으로 바뀌었고, 드라마에서 버럭 화를 내던 공격적인 모습 대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했다.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남궁민(39)은 “김 과장과 실제 저의 모습은 너무 다르다. 그 바람에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최고 시청률 18.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김과장’에서 주인공 김성룡 과장 역을 맡았다. 직장 내 각종 비리와 부조리를 해결하는 김 과장의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답답한 현실을 날리는 판타지 같은 전개로 ‘사이다 드라마’라는 애칭이 생겼다.

하지만 방송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과장의 성공을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시간대 SBS에서 방송된 드라마 ‘사임당’이 배우 이영애의 12년 만의 복귀 작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남궁민 역시 사임당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하고, 무엇보다 이영애 씨의 복귀작인데 어떻게 신경이 안 쓰이겠느냐. 하지만 남을 의식하는 순간 제 연기를 할 수가 없다. 경쟁 드라마뿐 아니라 제가 이전에 출연한 작품들도 모두 잊고, 오직 김과장에만 몰입했다. 그 덕분에 만나는 감독, 작가, 팬들 모두 ‘남궁민이 날아다닌다’는 말을 해 줬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똘기 넘치는 ‘남궁민 표’ 코미디 연기였다. 그동안 그는 SBS 드라마 ‘리멤버’와 영화 ‘비열한 거리’ 등의 작품에서 강렬한 악역을 자주 맡아 왔다. 덩달아 악역 연기자란 이미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과장’에서는 능숙하게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였다. 그는 “코미디 연기는 방심하면 티가 금방 나기 때문에 악역을 할 때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라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비슷한 느낌을 줄까 봐 주로 해외 코미디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면서 인물 묘사 등을 공부했다”고 밝혔다.

남궁민은 1999년 드라마 단역으로 시작해 어느새 데뷔 19년째를 맞았다. 하지만 외모와 연기력에 비해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5년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수 홍진영과 가상 부부로 출연해 ‘예능감’을 뽐냈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는 “아침, 주말 드라마, CF 단역 등 안 해 본 게 없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다져 왔다”라며 “김과장을 통해 내 연기의 한계도 느끼고, 성장하고 싶은 욕심도 커졌다. 배우 인생에서 정말 고마운 작품”이라고 했다.

세는나이로 불혹을 맞은 남궁민. 그는 앞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력을 보여 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악역, 멜로, 코미디 어느 장르든 좋다. 좋은 작가, 감독님과 함께 ‘칼날’이 잘 다듬어진 멋진 연기를 보여 주겠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kbs2 드라마 김과장#남궁민#회사원들의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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