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단기적인 성공에 연연하지 말고 직장생활을 긴 호흡으로 하세요”

계수미 전문기자가 만난 커리어 멘토 한국지엠 황지나 부사장

《 올해 10주년을 맞은 커리어우먼 멘토링 활동을 펴는 여성 리더 단체 ‘위민 인 이노베이션(Women in INnovation, 이하 WIN)’ 회장으로 선임된 한국지엠의 황지나 부사장(56). 그는 30여 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홍보 업무를 맡아온 커뮤니케이션 실무 전문가다. 현재 한국지엠 홍보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한국지엠 여성위원회 회장으로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를 만나 골든걸을 위한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
　

“WIN은 제게 ‘함께하는 따듯한 성장’을 의미합니다. 지난 10년간 여성 리더들과 함께 고민하고 교류하며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죠. 앞으로 여성 리더들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더욱 생생하고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다양한 분야의 여성 인력들이 끊임없이 네트워킹하고,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활동 범위도 넓히려고 합니다.”

올해 WIN 신임 회장이 된 황지나 부사장은 “WIN은 내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래된 친구’ 같은 존재”라고 얘기하며, “WIN을 통해 받은 긍정 에너지를 폭넓게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및 다국적 기업 여성 임원 120여 명이 활동하는 여성가족부 산하 사단법인인 WIN은 커리어우먼 멘토링과 네트워킹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특히 매년 두 차례씩 여는 ‘차세대 여성 리더를 위한 컨퍼런스’는 지난해 16회째 누적 참가자가 3500명을 넘어설 정도로 호응이 높은 정기 행사다.

사고력과 구상력에 대한 훈련을 지속하라

황 부사장은 남성 직원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자동차업계에서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맡아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지엠의 여성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는데, 여러 기업의 벤치마킹 사례로 운영 노하우를 전수할 정도.

“한국지엠 여성위원회는 2005년 발족했어요. 현재 한국지엠 전체 직원 1만7000여 명 중 여성이 850명 정도를 차지하는데, 각 부문에서 선발된 여성 12명이 월 2회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 인력 개발뿐 아니라 육아, 탄력 근무제, 성희롱 예방 등 다방면에서 고민을 나누고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죠. 회사 내 멘토-멘티를 연결짓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고, 매년 여성 컨퍼런스를 열어 여성 인재 육성의 비전을 제시합니다.”

황 부사장은 한국지엠 여성위원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한국지엠 제임스 김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전폭적인 지원을 첫손에 꼽았다. 여성 컨퍼런스 등 여성위원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여직원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한국지엠이 ‘여성이 다니기 가장 좋은 직장’에 선정(2015, 포브스 코리아 주최)됐으며, 대한민국 ‘여성인재경영대상’ 우수상을 수상(2015,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주최)했다고 황 부사장은 자랑했다.

커리어 멘토로서 그는 여성 후배들에게 세 가지 조언을 주었다. 먼저, 직장생활을 긴 호흡으로 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기적인 성공에 너무 연연하면 그만큼 좌절하기 쉬워요. 업무에 대한 흥미를 잃거나 인간관계를 그르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지금 마이너스로 보이는 것이 나중에 큰 성장의 발판이 돼주기도 하기 때문에 길게 보고 느긋한 마음으로 업무를 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다음으로 자신이 잘하는 일만 하려고 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에 두려움 없이 뛰어들라고 당부했다. “자신의 업무에 국한되지 말고 다른 부문과 함께하는 테스크 포스 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세요. 팀워크와 리더십을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 사고력과 구상력에 대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을 권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꼈던 게 사고력과 구상력이에요.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력을 바탕으로 맨 땅에 기둥을 세우고 집을 만들어가는 구상력에 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단시간에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완성시키는 훈련을 해야 하죠.”

어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해결하는 ‘정면돌파형’

황 부사장은 제약회사에서 금융, 자동차 회사로 옮길 때 주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정작 자신은 두려움 없이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다. 어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피하기보다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해결책을 찾는 과감한 ‘정면돌파형’이다. 긍정적인 성격인 그는 스트레스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편. “적절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줘서 오히려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그는 덧붙인다.

“얼마 전 취직한 딸이 그러더군요. 엄마 얘기만 듣고 회사가 즐거운 곳인 줄 알았다고요(웃음).”

황 부사장은 바쁜 생활 속에서도 늘 대화를 많이 나누는 남편, 남매와 함께 하는 시간, 전시회 관람 등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한다고 말하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 황지나 부사장은 …

60년생.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1984년부터 21년간 독일 제약·화학회사 바이엘에서 대내외 홍보, 기업 브랜딩, 위기관리,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등을 담당. 특히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은 바이엘 독일 본사에서 근무하며 아시아 지역 해외 언론 홍보 경험을 쌓았다. 2005년부터 HSBC 은행에서 홍보 임원으로 일했으며, 2011년 9월 한국지엠에 영입돼 홍보 부문을 이끌고 있다.

■ 한국 지엠은 …

2002년 설립, 현재 국내 4개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까지 갖추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대표 브랜드로 쉐보레와 캐딜락을 판매한다. 쉐보레 주요 제품으로 경차 스파크, 준중형 크루즈, 중형 말리부, 캐딜락 제품으로 ATS, CTS, CT6, XT5 등이 있다. 쉐보레는 업계 최고 수준의 토털 고객 케어 서비스인 ‘쉐보레 컴플리트 케어(Chevrolet Complete Care)’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서울모터쇼에 국내 최장 주행거리(383km)를 인증 받은 쉐보레 볼트EV와 럭셔리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선보여 관람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특히, 쉐보레 볼트EV는 주행거리 경쟁력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며 전기차 대중화의 포문을 열 차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사진/한국지엠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