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쓴 미당 서정주 영문편지 첫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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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詩友’ 美 교수에 보내 자신의 시 번역에 감사의 뜻 전해
한글 두루마리 편지도 함께 전시

 시인 미당 서정주(1915∼2000)가 붓으로 쓴 영문과 한글 두루마리 편지가 처음 공개된다.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가 학과 개설 70주년을 기념해 18일까지 서울 중구 동국대 중앙도서관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에서다.

 이 편지는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의 데이비드 매캔 교수가 1983년 1월 2일 미당에게서 받은 것이다. 미당은 ‘맥현(麥峴) 시우(詩友)에게’라고 쓴 편지에서 매캔 교수가 자신의 시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의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각각 1m가 넘는 한지 두루마리에 영문은 붓글씨로, 한글은 사인펜으로 썼다. 매캔 교수는 지난해 미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동국대를 방문해 이 편지들을 학교에 기증했다.

 전시회에는 청록파 시인인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이 펴낸 ‘청록집’의 초판본을 비롯해 무애 양주동의 시집 ‘조선의 맥박’ 초판본 등이 전시된다. 만해 한용운의 8폭 병풍 ‘심우성’ 복각본, 이왈종 화백이 그린 조지훈의 ‘승무’ 시화 등도 나온다. 동문들은 14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70주년 기념식과 축하연을 열고 학교에 ‘만해 장학기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서정주#서정주 영문편지#두루마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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