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폐막작인 연극 ‘파우스트’.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국립극단의 창단 70주년 기념작이다. ALJOSA REBOLJ 제공
연극과 무용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매년 가을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공연 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SPAF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3만∼7만 원대의 가격에 볼 수 있어 해마다 티켓 예매 전쟁이 벌어진다.
30일부터 한 달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 예술극장 등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선 6개국 17개 단체가 참여한다. 올해도 신선한 발상과 세계 공연 흐름을 짚을 수 있는 작품이 많다.
올해 SPAF의 최대 관심작은 개막작 ‘우드커터’와 폐막작 ‘파우스트’. 폴란드 브로츠와프 폴스키 극장의 ‘우드커터’는 러닝타임만 무려 4시간 40분에 이르는 대작이다. 폴란드 연극계의 거장 크리스티안 루파(74)가 연출을 맡았다. 예술가들의 오래된 사교모임에서 한 인물이 죽게 되면서 일어난 일들을 그렸다. 살아남은 자들이 죽은 자를 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의식 속 공포와 원한, 피해 등을 이야기하며 극이 진행된다.
폐막작인 ‘파우스트’는 괴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로, 원작과 달리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소외된 현대인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번 내한공연은 올 4월 연출가인 토마스 판두르가 연습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기 일주일 전 선택한 마지막 해외 공연이란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벨기에 극단 포인트제로의 인형극 ‘복화술사의 학교’도 기대작이다. 출연 배우가 조종하는 실제 사람 크기의 인형 ‘셀레스테’가 이상한 복화술사의 학교에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연극 5편, 무용 5편 등 총 10개 작품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총 4개 작품이 SPAF 무대를 통해 초연된다. 소리꾼 이자람이 김애란의 단편소설 ‘노트하지 않는 집’을 판소리 형식으로 담아낸 연극 ‘여보세요’와 파리오페라발레단 출신의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안무를 맡은 무용 ‘수치심에 대한 기억들’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www.koreapac.kr)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 02-2098-2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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