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시간여행 진수 보여주마”… 두 바이올린 거장의 초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03시 00분


5, 6월 내한 공연 갖는 막심 벤게로프-기돈 크레머 이메일 인터뷰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할 두 명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가 내한한다.

막심 벤게로프(42·러시아)와 기돈 크레머(69·라트비아)다. 벤게로프는 1996년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 이래 이번이 여섯 번째 리사이틀이다. 크레머도 몇 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리사이틀은 1994년 이후 22년 만이다. 공연을 앞두고 두 사람과 이메일로 만났다.》

○ 벤게로프 “연주와 지휘 병행”

막심 벤게로프는 지휘자, 연주인, 교수, 레이블 대표, 심사위원, 사회공헌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연주활동을 했어요. 내면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됐고, 제가 배우는 것이 훨씬 많아요.” 크레디아 제공
막심 벤게로프는 지휘자, 연주인, 교수, 레이블 대표, 심사위원, 사회공헌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연주활동을 했어요. 내면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됐고, 제가 배우는 것이 훨씬 많아요.” 크레디아 제공
“한국 방문은 매번 즐거운 일입니다. 따뜻하게 환영해 준 관객이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한국은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벤게로프는 이번 방한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중 샤콘 등을 연주한다. 시대와 형식이 다른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듣는 시간여행’을 제공하는 셈이다.

그는 2007년 어깨를 다쳐 3년간 바이올린을 내려놓았다.

“현재는 부상 전보다 자연스럽게 바이올린을 잡을 수 있어 연습에 훨씬 더 집중하게 됩니다. 휴식 기간에 지휘를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입니다. 연주와 지휘는 완전히 다르고, 둘 다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한꺼번에 하는 게 매우 힘들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는 영국 왕립음악학교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야 행복하게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죠.” 3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4만∼15만 원. 1544-1555

○ 크레머 “연주는 작곡가를 돕는 도구”

70세에 가까운 나이지만 기돈 크레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문제죠. 늘 그렇듯 앞으로도 관객만이 아니라 나 자신 또한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요.” 크레디아 제공
70세에 가까운 나이지만 기돈 크레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문제죠. 늘 그렇듯 앞으로도 관객만이 아니라 나 자신 또한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요.” 크레디아 제공
“열광적인 한국 관객을 만날 수 있어 반갑습니다. 저와 20년 전에 시작한 실내악 오케스트라인 ‘크레메라타 발티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는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인베르크의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3번’을 솔로 연주한다. 그는 “작곡가 바인베르크의 가치를 더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가 함께 무대에 선다. 지난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를 인터넷으로 보다가 뤼카를 발견해 처음으로 함께하게 됐다.

22년 만의 리사이틀 무대가 어색하지는 않을까. 그는 “리사이틀로는 오랜만이지만, 협연이든 실내악이든 내게는 큰 차이가 없다”며 “연주자들은 작곡가의 메시지를 전달할 의무를 가지고 연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주 프로그램은 현대와 고전음악의 균형을 잡았다. “관객은 열린 마음으로 모험할 준비를 하고 공연장에 오길 바랍니다. 그 대신 저와 함께 연주하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작곡가에게 충성하라.’ 작곡가보다 중요해지면 안 됩니다.” 6월 12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4만∼15만 원. 1577-5266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바이올린 거장#막심 벤게로프#기돈 크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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