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인 김소월 시인이 탄생한 지 110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소월의 문학관 하나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정부가 한 일이란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을 문화재로 지정한 것뿐이다. 외국인들이 김소월 문학관을 물어볼 때 무슨 답변을 해야 할지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것이 한국 문학의 현주소다.
소월의 문학관은 김소월의 셋째 아들 김정호 씨가 추진하기도 했다. 아들 김 씨는 6·25전쟁에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포로가 됐다. 거제도 수용소에서 반공포로로 석방되었으나 생계가 막막했다. 그는 1977년 당시 국회의 수위로 취직한 뒤 생활기반이 잡히자 아버지의 문학관을 세우겠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가 사망하면서 문학관 추진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국 문단의 현실은 실로 한심하다 아니할 수 없다. 김소월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존 시인들이 자신의 문학관을 세우고 있다. 문학관이란 세인들의 존경을 받는 시인의 문학관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새겨진 소월의 문학관이 하루빨리 세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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