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패션을 사랑하고 명품 즐길 줄 아는 한국 고객 만나러왔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진출한 세계적 온라인 편집 매장 ‘마이테레사닷컴’ 대표 마이클 클리거

《 바쁜 직장 여성들을 위한 온라인 명품 매장이 있다. 퇴근 후 쓰러지듯 걸터앉은 소파에서도 간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마이테레사닷컴’(www.mytheresa.com)은 세계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을 한데 모아 파는 온라인 편집 매장이다.

마이테레사닷컴은 1987년 독일 뮌헨에 문을 연 ‘테레사’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편집숍에서 탄생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것이 마이테레사닷컴. 2003년 뮌헨 본사 근처에 물류센터, 창고와 자체 촬영 스튜디오까지 1만 m²의 공간을 마련해 전 세계 120여 개국으로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마이테레사닷컴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행사에는 영국 유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인 빅토리아 베컴도 참석했다. 본인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빅토리아베컴’과 ‘빅토리아바이빅토리아베컴’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디자인한 드레스 4벌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어울릴 만한 미니드레스를 ‘마이테레사닷컴’을 통해 한국에 가장 먼저 선보인다”고 했다.

한국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 방한한 마이클 클리거 마이테레사닷컴 대표를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만났다.》
 

마이클 클리거 마이테레사닷컴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을 사랑하며 고급스러운 제품을 즐길 줄 알며자신의 개성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 소감을 밝혔다. 마이테레사닷컴 제공
마이클 클리거 마이테레사닷컴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을 사랑하며 고급스러운 제품을 즐길 줄 알며자신의 개성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 소감을 밝혔다. 마이테레사닷컴 제공
―‘마이테레사닷컴’은 명품 편집 매장으로 출발했다. 여러 브랜드를 모아 파는 편집숍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유가 궁금하다.

“고객들에게 재밌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했다. 창업자인 수잔느와 크리스토퍼 보첸은 독일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싶어 했다. 돌체앤가바나, 프라다 등 이탈리아 제품을 들여와 기반을 쌓았고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한 것이 지금의 ‘마이테레사닷컴’의 기반이 됐다.”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새로 들여오는 명품 브랜드의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우리 사이트를 하나의 ‘부티크’라고 생각한다. 이 부티크를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170∼180여 개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

―여러 제품을 한데 모아 파는 만큼 제품을 사 오는 바이어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을 텐데, ‘마이테레사닷컴’에서 바이어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바잉(Buying·구매)’이 우리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우리 사이트는 단순히 제품을 모아놓은 카탈로그가 아니다. 우리 바이어들은 매 시즌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 열리는 컬렉션 쇼에 참여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건져’ 오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마이테레사닷컴이 지향하고 있는 기준에 맞게 ‘대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적 감각도 필요하다. 숫자에도 민감해야 한다. 각 시장의 수요를 읽고, 치수마다 몇 개를 구입할 것이냐를 빨리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걸쳐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좋은 상품을 가져오더라도 서비스가 부실하면 헛수고다. 같은 상품을 어떻게 진열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하는 것도 바이어가 갖춰야 할 능력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매장으로 확대한 이유가 뭔가.

“아주 간단하다. 우리가 타깃으로 삼는 고객은 40대 정도의 나이에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직장 여성이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온 밤 10시쯤, 소파에 누워 아이패드를 이용해 간편한 조작 몇 번으로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바쁜 현대의 소비자들은 이런 간편한 플랫폼을 강력히 원한다.”

―고객에게 패션을 조언하고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들었다.


“전체 고객 중 5% 정도인 VIP 고객에게는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입고하면 제품 사진을 찍어서 고객의 집으로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취향에 맞는 상품을 권하는 서비스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빅토리아 베컴, 알렉사 청, 로라 브라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아이콘에 이어 한국의 첫 번째 셀러브리티(유명인)로 모델 아이린을 선정했다. 어떤 매력이 있었나.


“글로벌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을 찾다보니 아이린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늘 소비자들이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동경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작업하고자 한다. 물론 외적인 아름다움이 선정 기준의 전부는 아니다.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이 있어야 하고, 남들과는 다른 삶의 스타일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영국 모델 알렉사 청뿐 아니라 이번에 협업을 진행한 빅토리아 베컴 역시 그들의 행동과 스타일 모두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만큼 매력 있었기 때문에 선정했다. 아시아의 고객들이 점점 더 ‘마이테레사닷컴’을 찾아준다는 점도 아이린을 이번 모델로 선정한 이유 중 하나다.”

―마이테레사닷컴의 본사가 독일인 만큼 매출의 많은 부분이 독일에서 나온다고 알고 있다. 그 외의 국가에서 마이테레사닷컴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지금 전체 매출 중 독일이 차지하는 부분은 30%보다 적다. 정확한 매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전체 매출 중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부분은 3분의 2 정도고 나머지는 아시아와 중동 시장의 매출이다. 마이테레사닷컴은 그 외 120여 개국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예전에 이베이의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사장으로 있었다고 들었다. 아시아 지역을 담당했던 전문가로서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은 뭔가.

“한국 소비자들을 따로 고려해서 전혀 다른 전략을 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쇼핑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구매 가이드를 제공하고 한국 사이즈 차트를 만들었다. 간단하게 반품 및 환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신설했다. 유럽에서 배송되는 물건이지만 1∼4일이면 받아볼 수 있는 특급 배송 서비스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또 이번에 빅토리아 베컴과 함께 방한한 것도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우리 사이트를 모르던 소비자도 한 번 방문한 후 새로운 고객이 될 거라 생각한다. 패션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마이테레사닷컴 사이트에 직접 방문해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직접 찾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했는데 한국 시장은 어떤가.

“한국 시장 역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을 사랑하며 고급스러운 제품을 즐길 줄 안다. 또 자신만의 개성을 자랑스러워하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

―마이테레사닷컴같이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데 모아놓은 편집숍은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모두 늘고 있다. 패션 시장에서 편집숍의 전망은 어떤가.

“편집숍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제품들을 선별해서 추천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물건을 엄선하는 한 단계를 먼저 거치기 때문에 편집숍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다른 소비자들에 비해 가치 있는 제품을 만날 확률이 더 높다. 그런 점에서 제품을 큐레이션해 주는 편집숍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q매거진#마이테레사닷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