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MCM만의 바로 그 디자인… 패션 혁신이 글로벌 명품 낳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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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MCM하우스 가보니…

재개장한 MCM하우스의 큰 특징은 1층과 2층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것. 여성복과 남성복 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유니섹스 라인을 추구하는 MCM의 철학을반영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재개장한 MCM하우스의 큰 특징은 1층과 2층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것. 여성복과 남성복 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유니섹스 라인을 추구하는 MCM의 철학을반영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번 MCM하우스가 다시 문을 열면서 달라진 점 중 하나는 1, 2층 매장을 뚫었다는 것이다.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로 바뀌면서 고객들은 매장이 한층 더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2층 남성복 매장과 1층 여성복 매장이 상징적으로 연결돼 여성과 남성 간의 간극을 무너뜨리며 유니섹스 라인을 추구하고 있는 MCM의 디자인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2층에는 남성복뿐 아니라 독일의 세계적인 설치 예술가인 토비아스 레베르거와 협업한 제품들도 눈에 띈다. 착시 효과를 강조한 레베르거의 제품들을 보면 처음에는 MCM의 브랜드 이니셜이 보이지 않지만 어느새 가장 큰 형태로 제품 속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베르거는 MCM과의 협업에 대해 “MCM은 반복되는 로고만으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냈다”며 “나는 여기에 착안해 줄무늬 패턴을 사용해 로고를 반복하지 않고 백 전체에 하나만 새겨 넣는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매장 3층에 전시돼 있는 백팩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박혀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매장 3층에 전시돼 있는 백팩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박혀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3층은 MCM의 과거 유산을 표현한 장소다. 이곳에는 MCM 가죽으로 유명한 황동색 비세토스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매장 이름 자체가 ‘MCM 헤리티지(유산)’일 정도로 MCM의 뿌리가 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5층은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열며 가장 크게 달라진 곳이다. 약 264.5m² 면적인 이곳은 레베르거의 줄무늬 설치 예술 작품인 ‘무지개를 원한다면 비를 견뎌야 한다’로 매장 전체가 꾸며져 있다. 레베르거의 작품은 5월까지 전시될 예정이며 전시 기간이 끝나면 갤러리와 카페가 혼합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고은정 MCM 인테리어 그룹장보는 “MCM하우스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예술과 상업공간이 하나로 합쳐진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MCM이 여는 아시아 패션 르네상스 시대


1층 계산대 옆에는 1970년대 디스코 열풍을 재해석한 의류를입은 마네킹이 서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층 계산대 옆에는 1970년대 디스코 열풍을 재해석한 의류를입은 마네킹이 서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유명 리듬앤드블루스(R&B) 가수인 리애나에서부터 미국프로농구의 스타 선수 카이리 어빙까지 드는 가방,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찾는 가방이 바로 MCM의 제품들이다. 그렇다면 MCM의 어떤 점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까.

MCM은 독일 뮌헨에서 1976년 설립됐다. MCM이란 브랜드명도 모던 크리에이션 뮌헨(Mdern Creation M¨unchen)이란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당시 뮌헨은 유럽의 내로라하는 예술가, 건축가, 패션피플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한껏 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MCM의 제품은 당시 유명 모델이었던 신디 크로퍼드 등이 사용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 후 판매 부진 등으로 위기에 몰려 결국 2005년 한국의 성주그룹에 인수됐다. 성주그룹의 인수는 MCM이란 브랜드가 다시 태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성주그룹은 MCM만의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며 패션계의 혁신을 일으켰다. MCM의 대표 상품인 백팩에 화려한 스타일을 강조하는 징을 박은 것도, MCM의 스테디셀러가 된 밀라 백을 만든 것도 전부 성주그룹이 인수한 뒤부터다. MCM은 이런 작업을 ‘참여형(INCLUSIVE) 럭셔리’라 설명한다. 기존 럭셔리 브랜드에서 나타나는 디자이너만이 이해하는 폐쇄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문화를 해석하고 그것을 제품에 녹여내는 디자인이 바로 MCM의 지향점이다. 힙합, 록, 디스코 같은 음악적인 요소까지 제품 속에 녹였고 MCM의 과거 유산을 현대적으로 해석했을 뿐 아니라 기존 제품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결국 MCM의 이런 전략은 인종과 국적 성별과 나이를 넘어 전 세계의 다양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MCM은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지만 대한민국이 키워낸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셈이다.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더욱 박차를 가했다. MCM은 성주그룹이 인수한 후부터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영국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 등에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여 갔다. 현재 MCM은 35개 국가에 300여 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유명 알앤비 가수인 리애나가 들고 있는 MCM의락스타배니티케이스. MCM 제공
유명 알앤비 가수인 리애나가 들고 있는 MCM의락스타배니티케이스. MCM 제공
이 여세를 몰아 MCM은 20, 21일 서울에서 열린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에서 호스트 스폰서까지 맡았다. 컨데나스트 국제 럭셔리 콘퍼런스’는 보그, 배니티 페어 등의 패션 잡지를 발행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이 주최하는 행사로 세계적인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멩키스가 주관 및 진행을 맡고 있다. 럭셔리 및 패션 업계 리더들이 서로 토론하고 영감을 나누는 자리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명품 업계 포럼으로 손꼽힌다. 이곳에서 MCM은 명품 업계 리더들이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하는 전야제 행사인 ‘웰컴 리셉션’을 19일 주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확립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q매거진#m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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