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서 관청 추정 건물터 발굴

  • 동아일보

다른 건물보다 규모 2배 이상 커… 일각선 왕궁의 正殿 가능성도 제기

총 31곳의 백제시대 건물터가 발견된 충남 공주시 공산성 발굴 현장. 이번에 발견된 건물터는 웅진시대 관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제공
총 31곳의 백제시대 건물터가 발견된 충남 공주시 공산성 발굴 현장. 이번에 발견된 건물터는 웅진시대 관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공주시 공산성에서 백제시대 관청 건물터가 처음 발견됐다. 이 가운데 대형 건물터 한 곳이 백제 웅진시대 왕궁의 정전(正殿)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충남 공주시 산성동 공산성 발굴 현장에서 백제시대 건물터 31곳과 연못, 나무 사다리, 기와조각 등이 최근 출토됐다”고 밝혔다. 63년 동안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현 공주)에서 관청 건물터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다른 건물보다 규모가 2배 이상 큰 직사각형 건물터가 주목된다. 공주대박물관 발굴팀은 큰 규모와 더불어 이 건물 왼쪽으로 정사각형과 직사각형 건물터가 세로로 나란히 들어선 점 등을 들어 정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박순발 충남대 교수(고고학)는 “이번에 발견된 건물터는 정전의 위상에 걸맞은 상징적인 건물 배치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전보다는 격이 높은 관청 건물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육각형 건물터와 취사시설이 없는 대형 건물터, 별도의 부엌을 갖춘 건물터 등도 나왔다. 건물터 사이에는 너비 6m의 남북 방향 도로와 너비 3m의 동서 방향 도로를 확인했다. 도로 양 측면에는 배수로 도랑인 ‘측구(側溝)’가 조성돼 있었다. 발굴팀은 건물터 북측에서 너비 10m, 깊이 2.6m의 연못 터도 발견했다. 이 연못 바닥에서는 6m 길이의 백제시대 나무 사다리가 나왔다. 백제 나무 사다리는 대전 월평동에서 파편 형태로 나온 적이 있지만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 사다리는 11개 발판이 50cm 간격으로 달려 있다. 썩기 쉬운 나무 재질인데도 지금껏 보존된 것은 연못 밑 진흙 속에 파묻혀 외부 공기와 차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백제#공산성#건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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