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부추빵부터 단양 마늘정식까지… 한번 맛보면 못 잊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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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먹어봐야 할 충청도 먹거리]
충청도의 맛,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당신이 몰랐던 충청도의 먹거리를 소개합니다

대전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봉이호떡, 성심당 부추빵.
대전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봉이호떡, 성심당 부추빵.
○대전의 味5선

튀김소보루·이비가짬뽕… 팔도(八道)팔미의 맛이 모여든다


대전엔 특별히 먹을 게 없다고요? 천만의 말씀.

사통팔달의 교통중심도시, 서울과 수도권, 강원, 영호남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어서 ‘팔도팔미(八道八味)’가 자웅을 겨루는 곳이 바로 대전이다.

외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성심당(聖心堂)의 튀김소보루와 부추빵이다. 6·25전쟁 직후인 1956년 설립된 성심당은 상호 그대로 정성을 다해 빵을 굽는다. 원래 대전역 앞에서 시작했다가 지금은 중구 은행동에 빵 타운을 조성해놓을 정도. 하루 1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을 비롯해 대전역사에도 입점해 있는데,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이 장관이다.

성심당 튀김소보루는 맛집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가 별 하나로 선정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깨끗하고 푸짐한 팥 앙금 빵을 기름에 튀겨 낸 것이다. 튀김소보루 못지않게 유명한 게 바로 이 집 부추빵이다. 부추와 두부의 오묘한 조합으로 속을 채웠다. 한 입 물자마자 입안 전체에 향긋한 부추향이 가득하다.

대전 대선칼국수(서구 둔산동)의 수육은 일품이다. 돼지 삽결살 부위를 특별한 비법으로 삶아내 얇게 썰어 접시에 내놓는다. 기름을 바르지 않았는데도 윤기가 잘잘 흐르고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히 섞여 있어 침샘을 자극한다. 상추에 고기 한두 점 새우젓에 찍어 올리고, 고추장에 양파를 찍어 입안에 넣으면 헉!

맛 칼럼리스트인 ‘한국맛발전소’ 유지상 대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수육을 맛보았지만 누린내가 전혀 없고,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대선칼국수 수육은 으뜸 중 으뜸”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의 이비가짬뽕.
대전의 이비가짬뽕.
대전에서 출발해 전국 판매망을 구축한 이비가짬뽕 또한 추천 대상이다. 이비가짬뽕은 맛이 좋아 자꾸 ‘입이 간다’해서 붙여진 이름. 화학조미료(MSG)를 빼고 천연조미료 등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한 게 맛의 비결이다.

육수는 한우사골과 토종닭을 비롯해 10여 가지 한약재를 24시간 우려내 만든다. 거기에 굴과 바지락 등 싱싱한 해산물, 신선한 채소(호박 배추 당근 목이버섯 양파 등)와 국내산 태양초 고춧가루만을 사용해 맛의 깊이를 더했다. 곁들여 나오는 백김치와 무절임은 무색소로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기도 했다.

가장 핵심은 고춧가루와 반죽. 충남 청양에서 생산된 100% 국내산 태양초만을 사용한다. 반죽도 생수를 사용하는 일반 중국음식점과는 달리 알칼리수를 이용해 점성을 높였다.

대전 만인산휴게소의 봉이호떡도 빼놓을 수 없다. 이름만큼 친근한 ‘봉이호떡’은 바로 이 휴게소 사장 김봉희 씨가 개발해서 붙은 이름. 호떡 역사만도 20년이나 됐다. 봉이호떡은 찹쌀에 중력밀가루. 옥수수전분 등을 섞어 반죽을 한 후 24시간 숙성시킨다. 밀가루보다 찹쌀 비율이 높아 처음 씹으면 바삭하고 씹을수록 찰진 맛이 있다.

호떡 고명도 다르다. 계핏가루에 흑설탕을 넣는 일반 호떡과는 달리 견과류(땅콩)를 잘게 빻아 넣어 점성을 높였다. 호떡은 강철판 위에 식용유를 살짝 두른 후 튀기는 방식이 아니라 굽는 방식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명성이 높아져 대전역에도 입점했다.

이 밖에도 1961년 개업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신도칼국수, 진로집 두부두루치기, 사리원면옥의 돼지갈비, 숯골냉면의 냉면, 우송대 외식조리학과 출신 젊은 셰프들이 개업한 이태리국시 등도 추천할 만하다.
충남 천안중앙시장에서 출발한 못난이꽈배기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전국 재래시장 70여곳에 진출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 천안중앙시장에서 출발한 못난이꽈배기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전국 재래시장 70여곳에 진출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의 味5선

못난이꽈배기·규암장어구이… 바다와 산이 만나니 먹거리 풍년


충남은 플랑크톤이 풍부한 서해와 청정한 산과 들이 있어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또 천안 아산 당진지역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까다로운 입맛에 맞춘 맛깔스러운 음식도 즐비하다.

최근 ‘뜨고 있는’ 충남지역 대표 먹거리 가운데 하나는 천안 중앙시장에서 출발한 못난이꽈배기다. 늘씬한 몸을 세 바퀴 잘 꼬아 자태를 뽐내는 일반 꽈배기와 달리 이곳 꽈배기는 말그대로 투박하고 못생겼다.

하지만 이곳 본점을 비롯해 대전한민·도마·태평시장과 전국 70여 곳 재래시장에 가맹점이 자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대영 사장(56)은 “재료 및 반죽, 튀기는 비법이 남다르고 ‘국민건강간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재료는 찹쌀과 중력밀가루, 옥수수전분 등으로 온(溫)반죽한 뒤 적당한 숙성시간을 거쳐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고 심혈관 계통에 효능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깨끗한 카놀라유 식용유만을 사용한다. 당연히 바삭한 느낌에 담백한 맛, 고소한 뒷맛까지 3박자를 갖췄다.

충남의 먹거리 연잎밥.
충남의 먹거리 연잎밥.
매년 서동연꽃축제가 열리는 부여군 부여읍 궁남지 주변에는 ‘연꽃이야기’라는 식당이 있다. 연잎밥정식과 연잎돌솥밥, 연잎돈까스가 주요 상차림이다.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연잎으로 밥을 짓고 꽃으로 차를 만든다. 연에는 심신안정 효능이 있어 식사 후 서동왕자와 선화공주의 전설이 서려 있는 궁남지를 구경하면 안성맞춤.

충남의 먹거리인 규암장어구이.
충남의 먹거리인 규암장어구이.
백마강에서 나오는 장어를 재료로 오랜 요리 비법을 자랑하는 부여군 규암면의 ‘규암장어구이’도 유명하다. 토속시래기된장의 맛이 장어와 어우러진다.

태안군 남면 곰섬로 ‘곰섬나루’는 함초 간장게장과 우럭젓국찌개, 게국지찌개 등이 자랑이다. 태안 특산물을 이용해 정감 있는 향토음식을 상품화한 농가맛집이다. 바다의 약초로 불리는 함초 발효액을 넣은 간장게장과 우럭을 말려 쌀뜨물과 끓여내는 담백한 우럭젓국, 항아리에 모아놨던 게국 간장을 배추에 버무려 찌개로 끓여내는 게국지 상차림을 늘 만날 수 있다.

서천군 종천면 산천길의 ‘다정다반’은 전통 장류 및 발효차 생산 농가이다. 잘 발효된 생청국장 김쌈과 손수 담근 장을 활용한 음식이 일품이다. 농촌아낙네의 푸짐한 정과 정성스러움이 가득 담긴 손맛으로 대표 메뉴인 ‘희리산 콩부인 자연밥상’을 차려낸다. 손수 담근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 등 발효식품을 재료로 쓰고 주변 텃밭의 채소와 희리산의 각종 산채를 주재료한 건강 밥상이다.

청주의 삼겹살.
청주의 삼겹살.
○충북의 味5선

연탄불 삼겹살·약초비빔밥… 특산물로 만든 향토음식이 자랑


청주 삼겹살 특화거리

충북 청주시 서문시장 안에 가면 삼겹살 특화거리가 있다. 서문시장은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청주의 1호시장.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평일이나 주말 가릴 것 없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곳 상인들의 상당수가 ‘청주의 손꼽히는 부자’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도심 공동화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침체에 빠졌다. 청주시는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 상인회와 함께 이곳에 삼겹살거리를 조성했다. 청주는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치던 곳으로 기록돼 있다. 지역 토박이들은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왕소금을 뿌려 구워 먹거나 간장소스를 묻혀 구워 먹는 것이 청주에서 시작됐거나 유행한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해 7월 통합 청주시 출범 때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가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타고 있다.

단양 마늘정식(한우마늘떡갈비, 마늘돌솥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단양 마늘정식(한우마늘떡갈비, 마늘돌솥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단양 마늘정식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내려오는 충북 단양은 육쪽마을로 유명한 고장이다. 단양 마늘은 한지형 마늘로, 석회암 지대의 황토밭에서 재배돼 맛과 향이 독특하고, 맵고 단단해 저장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이 마늘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읍내 곳곳에 있다. 마늘 약선 음식, 마늘 한정식, 마늘떡갈비, 마늘순대, 마늘만두, 흙마늘닭강정 등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옥천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왼쪽 사진). 충북 진천의 먹거리인 붕어찜.
옥천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왼쪽 사진). 충북 진천의 먹거리인 붕어찜.
옥천 생선국수&도리뱅뱅이

금강을 끼고 있는 충북 옥천은 예로부터 민물고기 음식이 발달해 있는 곳. 이 가운데 보청천이 휘감아 도는 청산면은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가 유명하다. 생선국수는 붕어나 누치 등 이 일대에서 잡은 민물생선을 이용해 만든다. 가시뼈가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푹 고아낸 뒤 체로 걸러낸 육수에 고추장 양념 등을 해 끓여낸 국수는 웬만한 보양식 부럽지 않다. 피라미나 빙어 등의 작은 생선을 프라이팬에 빙 돌려놓은 뒤 튀긴 후 양념장을 발라낸 도리뱅뱅이도 또 다른 별미다.

제천 한방약선음식 동아일보DB
제천 한방약선음식 동아일보DB
제천 한방약선음식

한방(韓方)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충북 제천에는 지역 대표 특산물인 황기를 비롯해 오가피, 뽕잎 등 몸에 좋은 약초들이 풍부하다. 이 가운데 한방약초비빔밥인 ‘약채락(藥菜樂)’은 빼놓지 않고 먹어봐야 할 음식. 2008년 개발된 약채락은 제천에서 생산된 황기, 당귀, 뽕잎, 오가피 등 16가지 우수 농산물을 재료로 한 비빔밥이다. 2009년 농촌진흥청 생활공감녹색기술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진천 초평 붕어찜

충북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일명 ‘붕어마을’은 인근 초평호에 잡은 붕어요리로 유명하다. 중부권 최대 낚시터로 알려진 초평호는 미호천 상류를 가로막은 영농저수지. 초평호 주변에 20여 개의 붕어 요리 전문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이 마을은 충북도와 진천군 향토음식 경연대회 등에서 수차례 입상하는 등 향토음식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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