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선’ 멸치, 최고의 품질 고르려면? 여수산이 ‘명품’인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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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깊은 청정바다에서 건져 올린 여수 멸치는 맛과 빛깔이 단연 뛰어납니다.”

멸치를 잡아 올리는 전남 여수 어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멸치는 전국 해안 어디에서나 잡히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생선’이다. 낮은 수심부터 200m 깊이 바다에서 무리를 지어 사는데 수명은 1년 반. 크기도 1.5㎝ 이하 작은 것(세멸)부터 7.7㎝이상 큰 것(대멸)까지 다양하다. 작은 멸치는 흰색, 파란색이 약간 도는 투명한 것이 좋다. 중간 또는 큰 멸치는 은빛이 나고 맑은 기운이 도는 것을 상품으로 친다. 은빛이 해맑은 멸치는 진한 국물 맛을 낸다. 먹었을 때 짠맛이 강하지 않고 고소한 것이 좋다.

전남 여수 멸치는 맑은 때깔에 적당한 기름기로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여수 멸치가 명품이 된 비결은 천혜의 바다 때문이다. ‘남해의 나폴리’로 불리는 여수는 나비모양의 반도로 바다가 아름답다. 879㎞에 이르는 여수 해안선은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여수항 지척에 있는 경도라는 작은 섬부터, 남쪽으로 114㎞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거문도까지 365개의 보석 같은 섬이 빛난다. 이관형 기선선인망협회 상무는 “여수 멸치는 적당한 조류와 맑은 바다에서 자라 싱싱하다”며 “여수 멸치는 모래 등 이물질이 없고 색깔, 모양이 뛰어나 최고의 품질을 자랑 한다”고 말했다.

여수 멸치 맛의 또 다른 비결은 전통적으로 최고의 장비와 기술을 갖춘 선단. 멸치는 성질이 급해 빨리 죽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고 빠른 가공이 품질을 좌우한다. 여수는 멸치만 전문적으로 잡는 기선선인망(권현망) 16개 어가(선단)가 선박 100여 척을 운영하고 있다. 멸치잡이 1개 선단은 어탐선 1척, 작업선 2척, 가공선·운반선 1척씩 모두 5척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16개 선단에 선원 700여 명과 가공공장 직원 등 1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여수 멸치선단은 돌산읍부터 소리도 거문도 손죽도에서 팔딱팔딱 뛰는 멸치를 잡는다. 완도군 청산도 여서도를 비롯해 진도군 거차도 맹골도, 신안군 우이도 흑산도 등 전남 바다에서도 멸치를 어획한다.

이들 선단은 싱싱한 멸치를 잡은 뒤 현장에서 신선한 상태로 육지로 신속하게 운반한다. 이후 냉풍 건조기에서 재빨리 건조시켜 선별작업을 거쳐 포장 판매한다. 기선선인망협회는 여수산 마른 멸치 생산자 조합으로 지난해 협회 회원들이 어획한 멸치는 7264t(312억 원)에 이른다. 강영순 기선선인망협회장은 “여수는 어획부터 가공까지 모든 시스템을 완전히 갖춰 우수한 멸치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먹는 멸치는 성인병을 예방하고 핵산, 칼슘 등의 함량이 많고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건강식품이다. 특히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심장도 튼튼하게 해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에 꼭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멸치를 신장이 약하고 양기가 부족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뇌졸중의 원인인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어린이 지능발달에도 효과가 있다. 항암작용이 있는 니아신 등을 함유한, 균형 잡힌 영양 식품이다. 겨울철 내내 웅크린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양념이자 우리 식단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식품이다. 설 선물로 손색이 없는 여수 멸치는 최근 1.5㎏당 5000~6000원에 팔리고 있다. 문의 기선선인망협회 061-642-4565, 061-643-4565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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