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를 찾아서]충무공의 땅 아산, 거북선 형상의 ‘예술터전’ 문열다

  • 동아일보

구정아트센터, 온양민속박물관에 23일 개관
개관기념전 ‘온고이지신’ 7월까지 열려

재일 건축가 이타미 준이 충무공을 기리는 마음으로 거북형상으로 설계한 구정아트센터가 23일 문을 연다. 구정아트센터 제공
재일 건축가 이타미 준이 충무공을 기리는 마음으로 거북형상으로 설계한 구정아트센터가 23일 문을 연다. 구정아트센터 제공
충남 아산시에는 전국적으로 다른 곳에서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 우뚝 솟은 두 개의 상징이 있다. 현충사와 온양온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조선시대 숙종의 명으로 세우고, 친히 ‘현충사’란 이름을 내린 곳으로 현대 한국인의 애국정신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은 명소가 현충사. 장군이 젊은 날에 머물렀던 곳이다. 아산시민들의 자부심이 가득 어려 있는 곳이다. 온양온천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백제시대부터 잘 알려진 온천지역이었고 조선에 와서는 세종대왕이 안질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한 적도 있다. 요즘은 국민 휴양지. 경부고속철도 온양온천역과 수도권 전철 1호선이 닿게 되면서 누구나 쉽게 방문해 치유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아산은 또 하나의 명물을 갖게 된다. 민간 예술공연장이면서 동시에 민관이 함께 손잡고 일궈낸 구정아트센터. 4월 23일 개관할 이곳은 온양민속박물관에 자리 잡는다.

전시와 공연예술의 새로운 장 열다


온양민속박물관
온양민속박물관
온양민속박물관은 1978년 개발계획이 한창이던 시절,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지켜가기 위해 한 개인이 사재를 털어 만든 사설박물관. 구정 김원대 계몽문화재단 회장의 헌신적 노력의 결과물이다. 신기하게만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에 구애받지 않고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유물들을 직접 발로 뛰어 수집해 유물 2만 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사의 산실인 이곳에 종합예술의 장인 구정아트센터가 들어서는 것이다. 나무 흙 돌 바람에 따뜻한 온기와 생명을 담는다는 마음으로 개관한 ‘온양미술관’이 30년의 역사를 발전시켜 구정아트센터로 새롭게 단장한 것. 미술전시는 물론이고 예술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가능한 공간이다. 충무공의 땅이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지붕을 거북선처럼 만든 이 센터는 1982년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 준이 건축한 작품이다. 내부구조는 충청도의 ‘ㅁ’자형 가옥구조를 모티브로 했고 아산 일대에 풍부한 돌을 활용해 돌담으로 조성했다. 한마디로 구정아트센터 자체가 지역의 특성과 역사,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건축물이다.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 준은 누구?


건축가 이타미 준
건축가 이타미 준
보는 곳에 따라 다르게 보이지만 지붕 위로 솟아올라 앉아있는 거북을 연상시키는 구정아트센터의 건물은 그 자체가 예술품으로 인정받는다. 세계 최고 건축가의 반열에 올라야 받을 수 있다는 프랑스의 슈발리에 상을 받은 이타미 준(1937∼2011)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이름을 갖고 활동했지만, 한국인으로 한국을 깊이 사랑한 건축가. 만년에 제주도에서 머물면서 건축작업을 한 이타미 준의 첫 번째 한국 건축물이 바로 이곳이다. 그의 본명은 유동룡, 그래서 ‘조선을 사랑한 재일건축가, 유동룡’으로 불린다.

개관기념전 ‘온고이지신_Old&New’

구정 선생의 혼과 천재 건축가의 노력, 그리고 정부와 아산시(시장 복기왕), 경기관광공사(대표 황준기)의 지원이 어우러진 종합문화공간 구정아트센터의 개관을 축하하는 특별전이 4월 23일부터 7월 27일까지 열린다. 구정아트센터 개관특별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_Old&New’라는 이름의 이 전시회에는 경기도 미술관 소장품 15점과 초대작가 10명의 작품 26점이 전시된다.

한국의 전통문화 속 예술이 풀어가고 있는 정체성을 현대적 관점으로 해석해낸 10명의 초대작가와 경기도미술관의 우수한 소장품들은 구정아트센터의 특이한 건축공간이 갤러리로서 빛나게 되는 순간을 마법처럼 장식해 줄 것 같다. 특히 손종준 장승효 작가의 아산을 위한 설치작품은 경기도미술관과 아산시가 공동으로 만들어 낸 ‘아산시’만을 위한 특별한 작품이다. 구정아트센터의 관람은 무료이고 온양민속박물관은 소정의 입장료가 있다. 상세내용은 홈페이지 (www.onyangmuseum.or.kr) 참조.

아산=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