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휴가 레퍼토리에 질렸다면 행선지 연극축제에 풍덩 빠져보세요

  • Array
  • 입력 2013년 7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정선-밀양-거창 등 곳곳서 8월까지 지역 공연예술제 펼쳐져
다큐실험극에서 인형극까지 다채… 해외참가작 많아 선택의 폭 넓어

제25회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제25회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여름은 연극이 가까운 계절이다. 뻔하게 반복되는 휴가 레퍼토리에 질렸다면 행선지 부근 연극축제 일정을 한 번쯤 살펴볼 만하다. 올해는 각 지역 연극축제마다 해외극단도 다수 초청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15회 서울변방연극제는 20일까지 서울 구로아트밸리와 명동삼일로창고극장 등에서 열린다. 12년간 500여 명이 살해당한 1980년대 부산형제복지원 사건을 연극으로 각색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실험극 ‘우리는 난파선을 타고 유리바다를 떠돌았다’, 1990년대 초 러시아 네오나치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칠레 이주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폐막작 ‘갈바리노’ 등이 화제작이다. 무료∼2만5000원. 02-3673-5575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느림의 공연미학 워크숍 참가자인 인간문화재 하용부 씨의 ‘영무’ 공연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느림의 공연미학 워크숍 참가자인 인간문화재 하용부 씨의 ‘영무’ 공연
제13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연극, 전통과 놀다’라는 슬로건 아래 판굿놀음, 꼭두놀음 등 전통연희를 원형 그대로 또는 현대극 양식으로 바꿔 선보인다. 개막공연인 판굿 ‘배돌석이’(24, 25일 오후 5시)는 이윤택 축제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행사 기간 솟대마당 등 야외무대에서는 고성오광대 ‘탈놀음’, 재담극 ‘탈선춘향전’ 등이 펼쳐진다.

고대 그리스 연극을 소개하는 기획 ‘희랍극은 인식이다’도 돋보인다. 연희단거리패가 오레스테스 3부작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을 차례로 무대에 올리고, 일본 극단 ‘신체의 풍경’은 이 3부작을 모티브로 삼은 창작극 ‘To 오레스테스’를 공연한다. 오레스테스는 미케네 왕 아가멤논의 아들로 트로이전쟁 중 불륜에 빠져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인 비극적 캐릭터다.

김철영 축제 사무국장은 “국제예술제를 표방하지 않는 지역축제이지만 독일 튀빙겐 아동청소년극단의 ‘빨래하는 날’, 일본과 세네갈 극단의 협력 작품 ‘타카세’, 프랑스 무용수 멜라니 로모프가 주연한 ‘미지의 코드’ 등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과 함께 연기를 배워볼 수 있는 1박 2일 연극촌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1만∼3만 원. 055-355-1945∼6

25∼27일 열리는 제7회 정선인형연극제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12개 인형극단이 선보이는 인형극 레퍼토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일본 도쿄도 지정 무형 민속문화재인 니시카와 고류 씨가 17∼19세기 에도 시대 때부터 공연된 인형극 ‘히다카 강의 벚꽃나무’를 무대에 올린다. 연기자가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뒤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구루마닝교(車人形)극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무료. 033-563-9667

제25회 거창국제연극제는 국내외 55개 팀이 참여해 연극은 물론 뮤지컬 국악극 오페라극 가면극 등 다양한 형식의 공연예술을 펼친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을 신체극으로 각색한 영국 극단 리브레의 ‘아트레우스 가’는 오레스테스 3부작의 색다른 해석을 제공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를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겸 연출가 루이지 체리 씨가 1인극으로 재구성한 ‘오셀로’, 김유정의 소설을 우리 전통 연희 형식으로 각색한 음악극 ‘봄봄’,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모티브로 삼은 박근형 연출의 ‘그 사람의 눈물’이 눈길을 끈다. 8000∼1만5000원. 055-943-4152∼3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제15회 서울변방연극제#제13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제7회 정선인형연극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