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맛]세계 3대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 폭풍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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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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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 취임한 김일주 사장

주류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꼽히는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의 깊은 풍미를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에는 싱글 몰트 시장의 강세를 이어가면서 세계 3대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를 출시해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제공
주류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꼽히는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의 깊은 풍미를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에는 싱글 몰트 시장의 강세를 이어가면서 세계 3대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를 출시해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제공
지난달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김일주 사장(53)은 1973년 백화양조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주류업계에 몸담은 베테랑이자 스타플레이어다. 1996년 베스트셀러 위스키 ‘윈저’ 개발에 참여했고, 2001년 내리막길을 걷던 ‘임페리얼’에 국내 최초로 위조 방지 캡을 도입해 위스키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 스카치위스키 표준 알코올 도수 40도에 구애받지 않고 국내 최초 36.5도 위스키로 출시한 ‘골든 블루’는 올해도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새롭게 둥지를 튼 그를 A style이 처음 만났다.

‘그란츠’로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 출사표

김 사장은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생활을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말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위스키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최대 주류회사로 세계 3대 매출을 기록하지만 상대적으로는 한국 시장에서는 싱글몰트 시장을 제외하고 뚜렷한 존재감이 없었다.

“이 회사는 명예와 전통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진 회사입니다. 기민하진 않아도 묵묵히 갈 길을 걸어온 황소와 비슷합니다. 오너들이 10년 내에 아시아 비즈니스 비중을 현행 8%에서 50%까지 끌어올릴 의지를 보인 이상 무서운 변화를 보일 겁니다. 제가 이 회사로 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김 사장은 싱글몰트 ‘글렌피딕’과 ‘발베니’의 높은 인기를 이어가는 동시에 국내 위스키시장의 97%를 차지하는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그는 “올 하반기 세계 3대 블렌디드 위스키로 평가받는 ‘그란츠’를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럼, 진, 보드카 등 이른바 ‘화이트 스피릿’ 제품군을 강화한다. ‘헨드릭스 진’과 ‘세일러 제리’ 매출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아이슬란드 보드카인 ‘레이카’를 하반기에 새로 출시한다.

풍부한 원액을 가진 회사인 만큼 김 사장이 직접 국내에서 개발하는 로컬 블렌디드 위스키를 새롭게 출시해 ‘성공 신화’를 재현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그는 “제2의 임페리얼, 제2의 윈저를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기밀사항이지만 이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원액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젊은이들과 함께 줄서서 먹는 파스타

대한민국의 음주 문화는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어제 몇 병 마셨느냐’가 아침 인사일 정도로 과음이 일상화돼 있었지만 이제는 ‘몇 병’이 아니라 ‘어디서 어떤 술을 먹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는 2004년 외국계 주류회사 근무 당시 전 세계 1만80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항상 실적이 최상위권일 뿐 아니라 ‘접대비를 가장 많이 쓰는 직원’ 1위였다. 본사 사장보다도 접대비 지출 규모가 커 본사에서 ‘IJ(김 대표 이니셜)가 누구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김 대표는 변화하는 문화를 알기 위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점을 즐겨 찾는다. 특히 서울 강남이나 홍대입구역 근처 등에서 체인점을 운영하는 이탈리안 음식점 ‘프리모 바치오 바치’는 그의 단골집이다. 김 대표는 빵 안에 파스타를 담아 먹는 ‘파네’를 가장 즐긴다. 맛이 좋고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는 것 외에도 김 대표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이제 위스키를 ‘꼰대들이나 마시는 술’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젊은 문화를 알아야 여기에 맞춰갈 수 있어요. ‘프리모 바치오 바치’에 붐비는 시간에 가면 줄서서 기다리는데 저도 같이 서서 앞뒤 젊은이들에게 요즘 어떤 술이 인기인지, 어떤 영화가 인기인지, 요즘 유행하는 음악은 뭔지 물어보고 함께 대화해요. 처음에는 ‘웬 이상한 아저씨가 말을 거나’ 하고 쳐다보다가도 이내 열심히 대답해줘요. 그 덕에 트렌드를 알고 아이디어를 얻죠.”

외국인 바이어와 함께 식사할 때 꼭 가는 곳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고깃집 ‘서석대’다. 서석대는 전남 함평 출신의 주인의 손맛이 살아있다. 기름과 파, 고춧가루가 들어간 신선한 파무침을 곁들여 먹는 고기는 늘 맛있다. 김 대표는 15년 넘게 그 집의 단골이라 술을 가지고 가서 먹어도 주인이 반길 정도다. 김 대표는 “함께 가는 외국인들도 고기 맛에 반하게 된다”며 “위스키와 함께 즐기길 추천한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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