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롤링 일문일답 “내가 쓰지 않으면 안됐던 작품… 코믹한 비극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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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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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성인소설 ‘캐주얼 베이컨시’ 국내 발간

조앤 롤링은 “지금은 너무나 감사할 정도로 많은 재산을 얻었지만 한때 나는 매우 매우 가난했고 (마약, 자해, 성폭행 등과 관련된) 소설 속 인물과 닮은 이들을 알고 지냈다”고 털어놓았다. 사진작가 앤드루 몽고메리 제공
조앤 롤링은 “지금은 너무나 감사할 정도로 많은 재산을 얻었지만 한때 나는 매우 매우 가난했고 (마약, 자해, 성폭행 등과 관련된) 소설 속 인물과 닮은 이들을 알고 지냈다”고 털어놓았다. 사진작가 앤드루 몽고메리 제공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47)에게 물었다. “해리 포터와 비슷한 신작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롤링이 답했다. “작가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 아니면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글로 옮기게 됩니다. 이 소설은 내가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이 이 작품을 좋아해주길 바랍니다.”

롤링이 ‘쓰지 않으면 안 됐던 작품’이라고 소개한 그의 첫 성인 소설 ‘캐주얼 베이컨시(The Casual Vacancy)’가 문학수첩을 통해 국내에서 출판됐다. 롤링은 문학수첩에 보낸 공식 인터뷰 자료에서 자신의 ‘변신’을 우려하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 신작으로) 해리 포터 같은 걸 원하는 분들이 있다고 해도 속상하진 않아요. 내게는 칭찬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캐주얼 베이컨시’는 가상의 전원 마을인 영국 패그포드의 자치의원 배리 페어브라더가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한 뒤 공석이 된 의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주민들의 욕망과 이기심을 날카롭게 그린 작품이다. 다음은 롤링과의 일문일답.

―해리 포터와 철저히 다른 소설을 썼는데….

“이번에는 (해리 포터를 착상한)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있는 동안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그 순간 매우 흥분됐다. 나는 작은 마을이나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19세기 소설을 무척 좋아한다. 신작은 이를 현대적인 버전으로 해내려는 시도였다.”

―제목은 어떻게 정했나.

“가제는 ‘책임 있는(Responsible)’이었다. 원고를 다시 읽다 ‘캐주얼 베이컨시’란 말을 발견하고는 갑작스럽게 의회에 공석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 이 말이 제목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등장인물 모두 각자 삶에서 어딘가 부족한 부분을 갖고 있으며 음식, 술, 마약, 환상 혹은 반항으로 이를 채우려 한다.”

―장르적으로 ‘블랙코미디’란 말이 있는데….

“소설 속 유머는 다소 어둡다. 블랙코미디보다는 코믹한 비극에 가까운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어른과 청소년 간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서구 선진 사회에서 가족이 분열하고 있다. 오늘날 어린이와 청소년은 부모 세대와 너무도 다른 성장기를 보내고 있다. 세대 간 소통에 엄청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다른 갈등 요소가 있다면….

“갈등의 중심은 작고 아름다운 시골이지만 실업과 약물중독 등의 문제가 만연한 마을을 둘러싸고 아주 오랫동안 대립해오던 가치관의 충돌이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차기작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될 것이다. 노트북에 거의 완성한 작품이 저장돼 있다. 그러나 언제든 마음을 바꿀 여지는 남아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조앤 롤링#캐주얼 베이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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