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TEST]여기자 3인의 미스트 체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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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타버릴 것 같던 한여름, 너는 날 적셔준 단비였다

도시인지 찜통인지 구별 되지 않는 한여름 무더위가 극성맞다. 집을 나서며 작열하는 햇살을 마주하노라면 오늘도 왠지 겁부터 난다. 메이크업은 땀으로 얼룩지고 피부는 예민하게 달아오르겠지. 한껏 단장했건만 조금만 걷다 보면 몰골도 이런 몰골이 없다. 거울을 볼 때마다 눈물을 삼키며 생각한다. 사방을 에워싼 강한 자극에 지친 피부도 시원하게 달래주고 흐트러진 메이크업도 깔끔히 잡아줄 묘약은 어디 없을까.

폭염 속 이처럼 깊어가는 고민 끝에 여기자들은 ‘미스트’를 체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사무실 책상 앞, 혹은 거리를 걷는 중에라도 그저 한번 뿌리는 것만으로 보습, 진정효과, 기분전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중의 스테디셀러들을 택했다. 이번 체험에 나선 일부 여기자에게 미스트는 실로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기자 3인의 평소 피부 타입
김현수=내 피부는 슬픈 운명을 타고 났다. 지성인 데다 수분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틈틈이 기름종이 파우더로 유분을 덜어내면서 동시에 수분을 채워 넣어야 하는 것. 그래서 미스트는 필수다. 주로 미스트를 살 때 받는 ‘샘플’을 들고 다니며 얼굴에 뿌린다. 큰 병은 화장실에 두고 쓴다. 세수하고 얼굴을 닦은 뒤 미스트를 바로 뿌리면 피부가 건조할 틈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염희진=지나친 건성도, 지성도 아니다. 겨울철 피부가 건조해지지만 미스트를 뿌릴 정도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갖고 다니기 귀찮고 틈틈이 미스트를 뿌려줄 만큼 부지런하지도 않은 편이다. 그 대신 피부가 건조해지는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물을 자주 마시려고 노력한다. 다양한 종류의 미스트를 이렇게 지속적으로 사용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선희=전형적인 건성피부. 얼굴에 유분이 없는 편이라고 일부에선 부러워하지만 모르시는 말씀. 여름철에도 피부가 부스스하고 거친 데다 화장이라도 하면 갈라지고 일어나고 난리도 아니다.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싶으면 수분 크림을 좀더 많이 바르는 정도의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오다가 최근 미스트를 한 번씩 뿌려보는 중이었다.

이 제품을 써봤어요
아모레퍼시픽 ‘모이스처 바운드 스킨 에너지 미스트’(200mL·5만8000원)

물 대신 대나무 수액을 이용해 수분 손실을 막아준다. 100mL용은 따로 없고 80mL 세 개 묶음을 7만2000원에 판다. 휴대하기 편한 것을 감안해 80mL용을 써봤다.

맥 ‘픽스 플러스’(100mL·2만8000원)

장미 수액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 성분과 비타민 성분이 포함돼 있다. 토너 대용으로 써도 되지만 유분 제거 등 메이크업을 보완하는 역할에 특화된 제품이다.

슈에무라 ‘딥씨워터’(150mL·3만5000원)


해양심층수로 만든 제품으로 60가지 이상 미네랄을 함유한 해저수가 빠른 흡수, 지속적인 피부보습을 돕는다. 라벤더 민트 등 총 9가지 향이 있는데 로즈향을 써봤다.

여기자들의 별별 평가

김현수=맥, 아모레퍼시픽, 슈에무라 미스트 모두 장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각 제품의 특징에 따라 원하는 것을 골라 쓰면 될 듯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분사량과 향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아 사무실 책상에 두고 쓰기에 좋았다. 어떤 미스트는 향이 너무 진해 뿌리고 나면 어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모이스처 바운드 라인 특유의 은은한 향 덕분에 오후 3시 땀과 유분으로 뒤범벅된 피부에 상쾌한 느낌을 준다.

처음 써본 맥의 픽스 플러스 미스트는 화장대에 두고 싶어졌다. 이름에 홀린 것일까? 실제로 메이크업을 딱 잡아주는 느낌이 든다. 슬픈 지성피부를 타고난 사람은 잘 안다. 아침과 오후 얼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그런데 아침 화장 후 가장 보송보송할 때 맥의 픽스 플러스 미스트를 뿌리면 메이크업이 지워지는 속도가 늦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향이 거의 없어 아침에 뿌리는 향수와도 겹치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보다 좁은 범위에 강력하게 분사되기 때문에 살짝 거리를 두고 슬며시 뿌려주는 게 좋다.

슈에무라 미스트는 샤워실에 두고 싶다. 세 제품 중에 향이 강한 편(물론 진짜 강한 다른 제품에 비하면 은은한 편이다). 분사력은 맥과 아모레퍼시픽의 중간. 샤워를 하고 타월 드라이를 한 뒤 얼굴과 몸에 뿌려주면 은은한 향기와 수분 공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듯. 각 제품의 흡수력은 시간을 재 봤다. 손목에 약 20cm를 두고 한 번 펌핑해 보니 완전히 마르기까지 아모레퍼시픽은 1분 16초, 맥은 1분 10초 슈에무라는 39초 걸렸다. 단, 분사량에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분사량은 맥, 아모레, 슈에무라 순이다.


염희진=세안 직후와 근무할 때 틈틈이 얼굴 전체와 머리카락, 목 부근에 뿌려주는 식으로 사용해봤다.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날씨가 더울 때 화장을 하면 피부가 일어난다. 그럴 때마다 진정 효과를 위해 미스트를 뿌렸다.

슈에무라는 장미향이 아주 연한 향수를 뿌리는 것 같았다. 세 제품 중에서 향이 가장 도드라졌다. 해양심층수를 사용해서 그런지 피부에 닿는 촉감이 시원했다. 아쉬운 점은 분사력. 뿌릴 때마다 수분의 입자가 너무 굵었다. 어떤 때는 피부에 물방울이 흘러내리기도 했다.

맥은 세 제품 중 향이 가장 은은했다. 뚜껑을 여닫는 방식이 아니고 뚜껑을 살짝 돌리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세 제품 가운데 크기도 가장 적당했다. 다만 같은 면적당 분사되는 수분의 양이 가장 많았다. 피부에 너무 가까이 대고 사용하면 물총을 맞은 것처럼 낭패를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 제품 중에서 가장 ‘화장품스러운’ 향이 났다. 성분이 대나무 수액이라 천연향을 기대했다면 이 제품의 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수분의 입자 굵기와 분사되는 수분의 양 모두 가장 적절했다. 문제는 가격. 200mL로만 판매해 가격이 5만8000원이다. 80mL를 택한다 해도 세 개들이 세트(7만2000원)로만 묶어 판다. 하지만 토너를 쓰지 않고 미스트를 사용할 거라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다.


박선희=하루씩 각 제품을 번갈아 휴대하고 다녀봤다. 크기나 무게가 고만고만해 휴대하기엔 모두 무리가 없었다. 가장 먼저 썼던 슈에무라는 은은한 로즈향의 제품. 개인적으로 여름철 청량감과는 거리가 있게 느껴졌지만 향이 다양하니 각자 취향에 맞게 택하면 될 듯하다. 뿌려지는 범위가 넓은 데다 수분 입자가 커 다소 불편했다. 손등에 뿌려봤더니 물방울 맺힌 게 다 보였다. 하지만 그만큼 차고 시원하다.

맥은 향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슈에무라 로즈향을 먼저 쓴 관계로 처음 분사했을 때 알코올 같은 휘발성 향기가 느껴졌으나 금방 적응이 됐다. 입자는 슈에무라보다 가늘고 분사력은 훨씬 좋다. 셋 중 가장 힘차게 뿜어 나온다. 사용 후엔 피부가 한결 매끈하고 윤기 있어 보이는 데다 쫀득쫀득한 촉감도 남는다. 화장하고 난 뒤에 피부가 일어날 때가 많은 건성 타입이라면 사계절 휴대하며 틈틈이 써도 좋을 듯했다. 다만 약간 끈적이는 느낌이 남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셋 중 가장 무난한 제품이었다. 입자 크기나 분사되는 압력이 가장 적당했다. 향도 여름철에 쓰기 좋게 적당히 시원한 느낌이 가미돼 있다. 하지만 사용한 뒤 두드러지는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정리=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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