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TEST]여기자 3인의 마스카라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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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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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젖은 그녀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소설을 읽다보면 한 번쯤은 마주쳤을 법한 문장이다. 이 대목에서 남자들은 대부분 청순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기자는 이런 생각을 한다.

‘분명 속눈썹이 길고 풍성했을 거야. 속눈썹이 짧거나 빗자루처럼 처졌다면 관심이나 갔을까.’

삐딱하게 보자는 게 아니라 그만큼 마스카라가 깊고 그윽한 눈매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실제 많은 여성이 화장의 완성으로 ‘마스카라’를 꼽을 정도니까.

그러나 막상 자신의 속눈썹에 맞는 마스카라를 찾긴 쉽지 않다. 속눈썹의 숱과 길이, 뻣뻣한 정도, 동그랗게 말려 올라가는 정도, 평소 화장을 지우는 습관 등이 모두 달라서다. 그래서 동아일보 여기자 3인이 샤넬, 맥, 이니스프리의 마스카라 신제품을 써봤다.

여기자 3인의 평소 화장

김현진=일본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키스미’ 마스카라를 최근 2년간 꾸준히 쓰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개 숙이기 좋아하는 ‘겸손한’ 속눈썹을 가진 탓에 뷰러로 속눈썹을 ‘업’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인데 키스미 마스카라는 가장 가볍게 올라가고 오랫동안 이 상태가 유지된다.

김현수=지성 피부의 대표주자인 나, 번지는 정도를 가장 우선시한다. 그래서 저렴한 데다 잘 안 번지는 에뛰드 마스카라를 쓰고 있다. 속눈썹 힘이 약해 뷰러는 뿌리 쪽에서 끝 쪽으로 세 번씩 눌러 사용한다. 마스카라 선택 기준은 번지는 정도, 랭스닝(속눈썹을 길게 해주는 효과), 볼륨감 순이다.

강유현=뷰러를 쓰지 않기 때문에 속눈썹을 한번에 밀어 올릴 정도로 힘이 있는 마스카라를 선호한다. 리무버를 사용하지 않아서 마스카라가 클렌징에 쉽게 녹아나는지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현재 뭘로 봐도 무난한 랑콤 제품을 쓰고 있다.

이 제품을 써 봤어요

샤넬 ‘이니미터블 엑스트렘’

기존 제품에서 볼륨, 길이, 컬링 효과를 강화해 이달 초 재출시한 제품이다. 스머지 프루프(번짐 방지) 및 워터 프루프(방수) 기능이 있다. 마스카라 솔은 천연 고무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폴리머로 만들었다. ‘딥 퍼플’ 색상을 써봤다.(6g·4만2000원)

맥 ‘익스텐디드 플레이 래쉬’

끝부분이 압정 모양을 닮은 솔과 필름포머 성분이 속눈썹을 뿌리부터 끝까지 감아올려준다. 땀과 습도에도 16시간을 견딜 수 있고 워터 프루프 기능이 있다. 따뜻한 물에 속눈썹을 헹궈 문지르면 잘 지워진다. 검은색, 6월에 출시됐다.(5.6g·3만 원)

이니스프리 ‘스키니 꼼꼼카라’

마스카라 솔의 지름이 2.5mm로, 일반 마스카라의 절반도 안 돼 속눈썹 뿌리부터 꼼꼼히 바를 수 있다. 천연 유래 파우더 성분이 밀착력을 강화해 주고 에어라이트 파우더가 가벼운 메이크업을 연출해준다. 검은색, 5월에 출시된 제품이다.(3.5g·9000원)

여기자들의 별별 평가

김현진=샤넬 제품은 마스카라가 완전히 말랐을 때 약간 그윽한 느낌을 줬는데 보라색 용액 덕분인 듯했다. 솔 두께가 세 제품 가운데 가장 두껍다 보니 안쪽의 작은 속눈썹 한 올까지 잡아주는 느낌은 덜했다. 또 세 제품 중 속눈썹이 가장 먼저 처졌다. 지속성은 늦은 저녁까지 덧칠하지 않아도 될 정도. 샤넬 특유의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사용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맥 제품은 가볍게 발리고 덧발라도 뭉치지 않는다는 것이 최대 장점. 제품을 어느 정도 말린 다음 뷰러로 다시 한 번 속눈썹을 집어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오후를 기점으로 ‘겸손한’ 속눈썹과 함께 처져버리는 점은 아쉬웠다.

폼클렌징 한 번으로도 잘 지워졌다. 이니스프리 제품은 얇은 솔이 구석구석 숨겨진 속눈썹을 마지막 한 올까지 찾아내 주는 느낌이었다.

마스카라로 속눈썹 위를 쓸어 올렸을 때 뽀드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마찰력 있게 발리는 점도 좋았다. 속눈썹을 가장 늦은 시간까지 컬링된 상태로 유지해 줬다.

김현수=샤넬은 색감, 맥은 볼륨감, 이니스프리는 랭스닝이 각각 뛰어났다. 샤넬 제품은 저녁 외출용으로 쓰고 싶을 만큼 독특하고 세련된 색감이 다른 브랜드가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다만 햇볕 아래서 거울을 보면 분명히 반짝이는 보랏빛이 보이는데, 주변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했다. 번짐 현상은 거의 없었다. 푸른색 용기가 청량한 기분을 주는 맥 제품은 컬링과 볼륨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속눈썹 숱도 풍성해 보인다. 마스카라를 한 뒤 피지 흡착 파우더를 눈가에 두드리니 수정 화장이 필요 없었다. 이니스프리 제품은 마스카라 솔이 볼펜심만큼 얇았다. 처음엔 바쁜 아침에 얇은 제품으로 속눈썹에 일일이 바르려니 답답했지만 요령이 생기자 랭스닝 효과에 감동하고 말았다. 특히 속눈썹 가장자리는 ‘사각지대’로 남겨져 있었는데, 이 제품은 솔이 얇아 초보자도 잘 처리할 수 있다.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난 이니스프리를 택하겠다.

강유현=샤넬 제품의 강점은 가시가 촘촘히 박힌 선인장을 닮은 고무 솔이다. ‘고무 가시’가 속눈썹을 한 올씩 감싸 올려 속눈썹이 적당한 굵기를 유지하면서도 자기들끼리 붙지 않는다. 다만 저녁이 되면 속눈썹이 약간 처지고 리무버를 사용하지 않는 나는 클렌징을 할 때 마스카라가 덩어리지는 바람에 손으로 떼어내야 했다. 맥 제품은 이번 핫 테스트에서의 ‘새로운 발견’. 속눈썹을 밀어 올리는 힘, 볼륨감, 마르는 속도, 뭉치는 정도, 지속력, 클렌징 제품에 지워지는 정도 등에서 모두 무난히 좋았다. 처음 바를 때 속눈썹을 밀어 올리는 힘이 느껴졌고 다시 한 번 빗어 올리자 속눈썹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이니스프리 제품은 고품질 저가 화장품의 대명사였다. 지속력과 랭스닝이 세 가지 제품 중 가장 좋았다. 바르자마자 마르기 때문에 마스카라를 두 번 이상 바르는 사람이라면 재빨리 발라야 뭉치지 않는다. 볼륨감은 맥보다 덜해 속눈썹 숱이 많지만 짧은 사람에게 유용할 것 같다.

정리=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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