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콘스탄체 역을 맡은 바다는 “절친이자 ‘모차르트’ 역을 맡은 박은태를 빛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다.
요즘 바다(본명 최성희·32)는 모차르트만 봐도 눈망울이 글썽거린다.
무대에선 완벽한 ‘콘스탄체’가 되고 싶다는 그녀. 요즘 바다의 삶은 콘스탄체로 ‘빙의’된 듯하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배우 바다를 만난 것인지, 300년 전 콘스탄체를 만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바다는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콘스탄체 역을 맡았다. 콘스탄체는 바다에게 특별하다. 줄곧 주연을 맡았던 바다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주·조연급 역이기 때문이다.
“제가 늘 주인공을 해왔는데 어느 날 문득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주·조연 역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계속 주인공만 하면 연기의 깊이가 떨어질 것 같았어요. 주·조연을 맡아 남을 빛나게 해주는 일이 얼마나 뜻 깊은지 알고 싶었거든요.”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는 악처였다. 모차르트의 단명의 원인제공자라는 설(說)이 있지만, 누구보다 모차르트와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이다. 바다는 후자에 무게를 기울였다.
“콘스탄체는 분명 모차르트의 팬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아내이기도 하지요. 음악에 심취해버린 모차르트에게 사랑받기란 어려웠을 테고 그래서 악처처럼 보이는 행동을 했을 것 같아요.”
이번 해로 3번째 막을 올리는 뮤지컬 ‘모차르트!’는 바다와 몇 명의 배우를 제외하곤 기존 멤버들이 다시 캐스팅됐다. 바다는 “기존 배우들이 작품에 깊이 스며든 것처럼 극에 완벽히 스며들고 싶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며 콘스탄체의 인물 분석을 세세하게 했어요. 콘스탄체가 되어 모차르트를 향한 애정을 담아 일기를 썼죠. 모차르트 역을 맡은 분들과 일기를 공유하기도 했어요. 공연하는 동안 서로에게 사랑을 줘야 하니까요.”
이번 뮤지컬을 준비하며 “부모님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는 바다는 콘스탄체와 닮은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아버지는 노래를 매일 하셨고 그것을 늘 바라봐주는 어머니가 생각났어요. 어머니는 콘스탄체처럼 일생을 사셨어요. 예술가와 함께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어머니는 음악인이신 아버지와 그의 음악을 사랑하며 사셨죠.”
또한 그는 자신을 배우 ‘최성희’로 만들어준 아버지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아버지께서는 몸이 아프셨음에도 저를 예술고에 입학시키겠다고 삿갓을 쓰고 공연을 하셨어요. 저는 아버지의 희생으로 제 꿈을 이룰 수 있었죠. 저 역시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안양예고를 다니게 된 바다는 7년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노래 연습을 했고 연기에 몰두해 안양예고의 유명인사가 됐다. 주위 선생님들은 바다가 배우가 아닌 S.E.S로 연예계에 진출한 것을 더 놀라워했다고.
“S.E.S를 하면서도 배우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선생님들께서도 ‘배우의 꿈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힘든 환경 속에서도 ‘배우’라는 꿈을 잃지 않았던 바다는 이제 꿈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
“뮤지컬을 마치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할 거예요. 혹시 어려운 환경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용감하게 떨쳐내세요. 한 번쯤은 몸을 던진다는 용기를 가져야만 꿈을 이룰 수 있거든요. 많은 분과 그런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유재석 정형돈 등 무한도전 멤버와 스태프를 초대하고 싶다”고 말하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배우 최성희가 하는 마지막 콘스탄체일 수 있어요. 오랜 시간 연습하고 연구했으니 많이 보러 와주세요. 최성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무대 보여 드릴게요.”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 |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