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5백만 불의 사나이’ 주연 맡아
킬링 타임용 코믹물… 물 만난듯 신나게 찍었어요
美 방송시장 적극 파고들어 JYP를 애플처럼 만들 것
박진영은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한 장면, 한 장면 최선을 다해 찍는 정성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CJ E&M 제공
꿈을 먹고 사는 ‘딴따라’의 숙명일까? 아니면 무모한 치기일까?
가요계 슈퍼파워 박진영(40)이 영화 ‘5백만 불의 사나이’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그는 1994년 ‘날 떠나지마’로 가수로 데뷔했고 1997년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가수로, 프로듀서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왜?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영어선생님 양진만 역으로 잠깐 나온 게 지금까지 그의 연기 경력의 전부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초보 배우’ 박진영과 마주 앉았다. 물론 ‘왜?’라는 질문이 먼저 나왔다.
“10여 년 전 (병신춤으로 알려진) 공옥진 선생님을 좋아해 대학로 공연을 봤어요. 창무극 ‘심청전’이었는데, 어디까지가 노래이고 어디까지가 연기인지 구별이 안 되더군요. 허구를 다른 사람이 믿게 하는 것, 그걸 노래로 할 거냐, 연기로 할 거냐의 차이죠. 음악이나 연기나 감정 배설의 쾌감은 같아요.”
“하필 왜, 이 영화냐”고 또 물었다. “천성일 작가가 저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어요. 시나리오가 한번에 쑥 읽혔어요. (역할을 해보니) 맞춤 옷 같은 느낌이었죠.” 천 작가는 영화 ‘7급 공무원’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드라마 ‘추노’ 등을 썼다.
영화는 대기업 로비자금 500만 달러를 둘러싼 해프닝을 담았다. 대기업 부장이자 로비스트인 영인(박진영)은 직장 상사인 한 상무(조성하)의 심부름으로 500만 달러를 배달하다가 괴한에게 습격당한다. 영인은 괴한들을 한 상무가 고용한 사실을 알게 된다.
“제대로 된 ‘킬링 타임’용 코믹 영화예요. 천 작가의 맛깔난 대사 덕분에 조성하 오정세 씨와 물 만난 듯 신나게 놀았어요.”
초보가 카메라 앞에서 겪었을 어려움은 안 봐도 뻔하다. 그는 “특히 시나리오 순서대로 찍지 않는 촬영 관행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조성하 선배는 ‘레디 고’ 소리만 들리면 감독의 주문대로 눈을 부라리더군요. 기계적인 테크닉이 있어요. 저는 그게 안 돼서…. 한 장면을 2시간 동안 찍을 때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죠.”
그는 “배우로서 차기작은 아직…”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대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영화 사업부를 신설해 제작에 나섰다. “JYP가 제작한 ‘드림하이’는 배수지 김수현 같은 ‘핫’한 스타를 배출했어요. 영화에서도 한몫할 겁니다.”
JYP의 눈은 요즘 더 먼 곳을 바라본다. 13부작 쇼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미국 방송국에 판매를 제안해 놓았다. “올해 미국 방송국들이 TV영화 ‘더 원더걸스’(2012년)를 높이 평가했죠. 동양 사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요즘 미국 아이들을 ‘색맹’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블랙’ ‘화이트’ ‘옐로’의 개념이 없어요.”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한발 앞서 있다. 다시 “JYP가 국내에서도 1위가 아니다”라고 꼬집어 봤다. “1위와 ‘리더’는 다른 말이죠. 애플은 매출액이 꼴찌일 때도 리더였어요. 취향이 있는 회사가 리더가 됩니다. ‘안티가 있는’, 향기 있는 회사를 만들 겁니다.”
그는 성공과 실패는 신의 영역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실함이 운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일주일에 하루는 아무것도 안 하고 성경, 꾸란, 불경을 공부합니다. 올바르게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서요.”
1995년 그의 2집 제목은 ‘딴따라’였다. 이 딴따라의 새로운 도전을 19일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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