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을 잡은 안성준 3단은 다소 느긋하다. 우변과 좌하귀에 실리가 많아 상변 백 대마만 탈 없이 수습하면 승리할 수 있다. 우선 104로 밀어 두고 106으로 흑 2점을 잡는다. 이제 백의 걱정거리는 사라졌다.
박정상 9단은 107, 109로 중앙에서 백 2점을 제압하면서 거리를 좁혀간다. 이렇게 되고 보니 중앙에 흑집 모양이 잡혀간다. 아니나 다를까. 안 3단은 곧바로 110으로 삭감해간다. 흑집이 커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수로, 흑으로서는 얄미운 수. 하지만 그게 바둑의 승부 아닌가.
박 9단은 좌상귀 백 대마를 손실 없이 잡기 위해 111로 지킨다. 별로 문제가 될 게 없어 보이는 착점. 그러나 이수가 실착이었다. 참고 1도 흑 1로 두는 것이 정수. 백 2부터 약간의 뒷맛이 있지만, 당장은 수가 되지 않는다. 실전보다는 깨끗하게 잡은 형태.
실전에서 112로 젖히며 살자고 하자 맛이 고약해졌다. 115로 두는 것은 올바른 수. 116으로 잇자 117로 막는 게 불가피하다. 참고 2도 흑 1로 두면 백 2부터 백 10까지 빅으로 살아간다.
118로 끊어 오자 흑이 바빠졌다. 일단 121로 상변을 두었고 122로 두어 백이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있는 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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