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바닷바람 타고 온 선율, 객석을 봄으로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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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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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교향악축제-부산시향 ★★★☆

6일 부산시향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예술의전당 제공
6일 부산시향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예술의전당 제공
‘2012 교향악축제’ 무대에 선 부산시립교향악단은 지난해 축제 피날레 무대에서 보여준 저력과 인기를 재확인시켰다. 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관객이 빼곡히 들어찼다. 1∼3층 좌석이 모두 매진되자 예술의전당은 공연 이틀 전 합창석 티켓 200여 장을 오픈했고 이내 이마저 매진됐다.

협연자 김대진은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등장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시작됐다. 초반부엔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가 호흡을 맞추기에 급급해보였다. 피아노 선율은 오케스트라의 합주에 묻혔으며 오케스트라는 머뭇거리고 주춤거렸다. 부산시향의 수석지휘자 리 신차오는 고개를 돌려 피아노를 바라보면서 발맞춰 가려고 애썼다. 3악장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균형감 있는 연주가 펼쳐졌다.

고개가 갸웃했던 1부와 달리 2부에서 부산시향 단원들은 자신감 넘치는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선보였다. 관악기는 영롱한 균형으로 뻗어 나왔고 현악 앙상블도 짜임새 있게 전개됐다. 꿈틀거리는 리듬감은 관객의 눈과 귀를 무대에 붙잡아 두었다.

앙코르곡은 쇼스타코비치 재즈모음곡 2번 중 ‘왈츠’. 매끈하게 빛나는 관악의 주제 선율부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슬라브와 라틴이 묘하게 어울린 듯한 애수가 이 남쪽 악단의 연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리 신차오는 연주 도중 지휘하던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신뢰와 애정을 담은 눈길로 단원들을 바라봤다. 2009년 부산시향에 취임한 리 신차오는 지난해 재계약해 2013년 말까지 이 악단을 이끈다.

:: i :: 교향악축제는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계속된다. 1만∼3만 원. 02-580-130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음악#클래식#교향악축제#부산시향#김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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