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 원 세대’ 젊은 남녀의 아픔과 사랑을 경쾌하고 코믹하게 그린 창작극 ‘옥탑방 고양이’. 악어컴퍼니 제공
최근 몇 년간 대학로 최대 흥행작의 왕좌를 지켜왔던 수입연극 ‘라이어’와 ‘보잉보잉’의 아성을 창작극 ‘옥탑방 고양이’가 무너뜨렸다. 2003년 발표된 TV 드라마를 무대로 옮겨 2010년 4월부터 무기한 공연 중인 이 연극은 2월 넷째 주 티켓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 연극 부문 주간 랭킹 1위에 오른 뒤 한 달 가까이 흥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김선경 과장은 “연극 비수기인 1월에 흥행 순위를 끌어올리며 정상 등극을 준비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학로를 지배해 온 ‘라이어’는 영국 작가 레이 쿠니의 희곡이, ‘보잉보잉’은 스위스 작가 마르코 카블레타 희곡이 원작이다. 이 두 작품을 누른 ‘옥탑방…’은 김유리 씨가 2001년에 인터넷에 연재했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박은혜 씨가 대본을 썼고 ‘모범생들’을 연출한 김태형 씨가 초연의 연출을 맡았다.
이 연극은 TV 드라마의 내용을 대폭 압축한 대신 접혔다 펴졌다 하는 옥탑방 세트를 활용한 독특한 무대 미학과 개성적인 캐릭터를 스토리에 녹여 넣어 초연 때부터 관객들에게 호평받았다. 제작사인 악어컴퍼니는 공연이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어’와 ‘보잉보잉’이 대학로 연극 공연의 입문용으로 선호되어 온 것과 달리 옥탑방은 재관람 관객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2회 이상 본 관객이 1만 명이 넘었고 이 중 40, 50회 이상 본 관객도 500명을 넘어섰다는 것이 악어컴퍼니의 설명이다. 관객의 연령대도 20대 여성 관객에서 커플 관객과 주부 관객으로 확산되고 있다.
‘옥탑방…’은 대학로 공연의 흥행에 힙입어 3월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260석 규모 동양아트홀에서도 공연을 시작했다. 대학로 틴티홀에서의 공연은 평균 90%, 강남 공연은 8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3만 원. 02-764-8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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