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남자의 마음은 복잡하다. 한 달 전, 그녀에게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 부담감과 이런 기념일까지 챙겨야 하는지 회의감이 공존한다. 결국 퇴근길 편의점에 들러 화려한 포장지에 담긴 사탕을 건네 보지만, 돌아오는 말은 성의 없다는 핀잔뿐이다. 하지만 약간의 센스만 발휘하면 넘어가기 쉬운 게 여자의 마음이다. 위크엔드 3.0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큰 노력 없이 꽃으로 여자를 감동시킬 방법을 알아봤다.
세심한 배려가 숨은 꽃다발
무뚝뚝한 남자친구에게 처음으로 꽃다발을 받았다. 좋은 것도 잠시, 여자는 고민에 빠진다. 갓 사귄 커플처럼 보이는 것도 부담스럽고, 데이트 내내 어떻게 들고 다닐지 걱정이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귀가 후 꽃다발 처치 방법. 차라리 이 돈으로 고급 레스토랑을 갔더라면.
이럴 땐 쇼핑백 꽃다발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두께가 있는 비닐로 꽃다발 밑부분을 감싼 뒤 꽃다발 사이로 물을 붓는다. 물에 찬 비닐을 쇼핑백에 담으면 쇼핑백 꽃다발이 완성된다. 꽃이 시들지 않고 들고 다니기 편해 실용적인 감각을 자랑할 수 있다. 이때 쇼핑백은 꽃다발보다 약간 작아야 한다. 꽃다발이 쇼핑백 밖으로 약간 솟아 나와야 볼륨감을 부각시킬 수 있다. 쇼핑백 색깔은 꽃의 색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검은색이나 초콜릿색 등 어두운 게 좋다. 장미꽃 대신 제철 봄꽃
장미꽃은 진부하다. 그렇다고 다른 꽃을 선택하려니 여자친구의 취향을 모른다. 이럴 땐 제철 봄꽃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요즘은 여러 색깔과 품종의 라눙쿨루스 튤립 수국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시기다. 대부분 한 단에 8000∼1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특히 ‘매력’이라는 꽃말의 라눙쿨루스는 색깔이 다양하고 꽃잎이 많아 풍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수국도 탐스럽고 볼륨감이 뛰어나 한 단으로도 적당한 크기의 꽃다발을 만들 수 있다. 리시안서스는 잎이 많이 열리고 오래가는 반면 여름이 제철이라 한 단에 1만6000∼2만 원 정도로 약간 비싸다.
한 종류의 꽃만 주려면 단 몇 송이만으로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수국이나 카라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양한 꽃을 섞을 때 여러 가지 색깔을 섞기보다 유사한 계통의 색깔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다. 고백의 시간을 빛낼 ‘센터피스’
둘만의 오붓한 자리. 고백의 시간이 다가왔다. 화려한 장식과 풍선이 부담스럽다면 테이블 위에 놓여진 센터피스(식탁 가운데 두는 꽃병이나 장식)만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종이로 만든 머핀 컵에 붉은 계열의 장미나 수국, 카네이션을 담으면 완성이다. 화이트데이라면 꽃과 함께 파스텔톤의 달달한 마카롱을 함께 배치해도 좋다.
양초를 꽃과 함께 두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양초 색이 단순해야 한다. 꽃 자체의 색감이 강해 자칫하면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기 때문. 과감하게 검은색 양초를 사용해도 세련된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도움말=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전문 양성기관 까사스쿨의 허윤경 플라워 팀장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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