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씨 60인조 관현악단과 첫 협연… “나비넥타이에 정장입고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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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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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음악회

조영남은 “요즘 가수로 데뷔 안 한 게 참 다행이다. 노래에 춤까지 춰야 하니 얼마나 힘들까”라며 눈을 찡긋했다. 그는 “‘색시가 있음 덜 심심할 텐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재혼을 생각할 만큼 절절한 상대는 없다”고 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조영남은 “요즘 가수로 데뷔 안 한 게 참 다행이다. 노래에 춤까지 춰야 하니 얼마나 힘들까”라며 눈을 찡긋했다. 그는 “‘색시가 있음 덜 심심할 텐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재혼을 생각할 만큼 절절한 상대는 없다”고 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난 주말 저녁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고깃집의 구석진 방. 문을 열자 구석 자리에서 버섯불고기와 비빔밥을 입맛 당기게 먹고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연회색 렌즈의 뿔테안경을 끼자 비로소 가수 조영남(67)이 됐다.

그는 23,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조영남 음악회’를 연다. 대중가수로는 조용필 이후 두 번째로 이곳 무대에 서게 됐다.

불고기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그는 술을 시키지 않았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의 휴대전화가 몇 차례 울렸다. “누구냐”는 질문에 한 번은 “여친”, 두 번은 “남친”이라고 답했다.

―큰 안경을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 코가 낮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내 모습을 많이 가려주잖나. 100개쯤 있다. 시계도 많다. 시계는 많이들 가져가는데 안경은 안 가져가더라. 도수 있어서.”

―오페라극장 공연을 앞둔 소감부터 들어보자.

“카네기홀 메인 무대를 비롯해 해외의 좋은 무대에 많이 서봤다. 그런데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오케이했다’고 들었을 땐 좀 떨리더라. 지난해 6월 한 번 퇴짜 맞아 맘을 비웠다. 예쁜 여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잊었을 때 예쁜 여자를 만나게 되는 것과 비슷했다.”

이때 극단 대표라는 ‘여친’ 한 명이 들어왔다. 조영남의 전화벨이 또 울렸다. ‘여친’이 발신자를 물었다. “너 못 본 애야, 선영이라고.…아니 걔 말고, 일산 선영이.”

―여친이 몇 명인가.

“나도 모른다. 남친도 있다. 말 그대로 친구들이다. 그중 절친도 있고. 절친이 애인은 아니다. 애인? 있을 수도 있지. 여기까지만.”

―집이 좋다면서? 60억 원짜리라던데….

“20년 전 한강변에 10억 원쯤 주고 산 게 재건축을 거듭하며 노른자가 됐다. 영동대교 남단 분기점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최고의 장소다.”

―돈은 다 어디서 나나.

“음악으로 번다. 행사, 디너쇼, 지방 문화센터 초청 공연 등등.”

―음악 말고 미술도 하잖나. 그림에 왜 자꾸 화투를 그려 넣나.

“시선을 끌려면 다른 걸 보여줘야 한다. 미술은 음악하고 다르다. 파바로티와 똑같이 부르면 세계 일류가 되지만 피카소와 똑같이 그리면 미친놈 소리 듣는다. 통속적인 화투장 안에 무한한 뜻이 있다.”

―이번에 새롭게 도전하는 것은….

“60인조 대규모 관현악단과의 협연은 처음이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를 동생(테너 조영수·62·부산대 음대 교수)과 부르고 푸치니의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목련화’ 등도 하고 내 히트곡도 많이 한다.”

―히트곡이 많지 않잖나.

“믿거나 말거나, 레퍼토리가 넘쳐 내 노래 중 뭘 빼느냐가 고민거리였다. ‘물레방아 인생’ ‘도시여 안녕’ ‘내 고향 충청도’ 다 빼야 했다. ‘제비’, 간신히 들어갔다. ‘화개장터’? 안 하면 안 되겠더라고.”

―연습은 많이 했나.

“연강홀에서 두산 박용만 회장을 앉혀 놓고 들려줬다. 그분을 안 지 2, 3년 됐다. 최유라를 통해 사적으로 만나서 음악 얘기가 잘 통해 친해졌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없다. 절친, 남친, 여친들과 수다 떠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그중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금상첨화고. 4월쯤 새 그림 전시는 할 거다.”

―콘서트에 올 관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정장을 입어주셨으면 좋겠다. 나비넥타이를 맨 관중이 들어찬 클래식 공연, 너무 근사하잖나. 휴대전화 전원은 끄고.” 8만∼18만 원. 1566-2505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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