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현대미술에서 손꼽히는 거장인 스페인 조각가 에두아르도 칠리다(1924∼2002)와 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74)를 조명한 두 전시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규모는 작아도 대가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살펴볼 기회다.
서울 신세계갤러리가 마련한 ‘에두아르도 칠리다’전은 바스크 지역 출신으로 평생 고향에 뿌리를 두고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미의식을 탐구했던 작가의 조각, 콜라주, 판화와 바흐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아티스트 북 등 61점을 선보였다. 설화석고의 반(半)투명성을 살려 빛과 건축의 미를 탐구한 작품, 샤모트 점토를 소재로 산화제로 붓자국의 느낌을 남긴 ‘옥사이드’ 시리즈 등 다양한 재료를 실험한 조각을 볼 수 있다.
콜라주인 ‘중력’ 시리즈도 흥미롭다. 여러 겹으로 쌓은 종이를 오려내고 실로 이어 만든 일종의 부조 작품으로 가벼우면서도 깊이가 느껴진다. 12월 12일까지. 02-310-1921
서울대미술관에서 27일까지 열리는 ‘데이비드 호크니: 네 개의 판화 포트폴리오 1961∼1977’전은 화가의 초창기 판화를 조명한다. ‘탕아의 행적’ ‘콘스탄틴 카바피의 14개 시를 위한 삽화’ ‘그림 형제의 여섯 편의 동화를 위한 삽화’ ‘푸른 기타’에 실린 판화가 중심을 이룬다. 그는 대학 시절 양심적 참전 거부자로서 군복무 대신 2년 동안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문학 작품을 탐독했다. 그때 얻은 감성을 미술과 접목한 작업에서 동성애자로서의 자전적 삶, 시에 대한 감수성, 선 드로잉의 매력이 엿보인다. 02-880-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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